[2월4주차 주간브리핑] 비트코인 1억4천만원 보내줄 가장 중요한 조건은

사람들은 때때로 변하지 않는 것들을 염원하지만 투자에는 영원한 호재도, 영원한 악재도 없습니다.

앞서 지난주 주간브리핑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기대감이 지배하던 지난 몇 달과는 달리 앞으로의 장세에는 미국의 금리인하 동향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드렸습니다. 아울러 글로벌 유동성에 영향을 주는 여러가지 거시 지표들을 복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말입니다.

지난주 초 4만8000달러선을 넘어섰던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주 내내 놀라운 추가 상승을 보여줬습니다.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역시 비트코인 현물 ETF에 쏟아진 매수 물량입니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 기업인 크립토퀀트는 지난 2주간 비트코인 신규 투자의 71%가 현물 ETF를 통해 유입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지난주 비트코인은 연고점을 갱신하는 것은 물론, 차트와 수급 상에서 상당히 중요한 매물대였던 5만2000달러선마저 돌파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시가총액도 1조달러를 돌파했습니다. 벌써 올해 비트코인 가격이 최대 11만2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무슨일이 있었던 걸까요. 지난주에는 두 가지의 중요한 지표가 발표됐는데, 하나는 13일(현지시간)에 나왔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입니다. 블룸버그 전문가들은 전년 대비 2.9%를 예상했는데 예상치보다 0.2%p 높은 3.1%를 기록했죠.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의 5월 금리인하 확률도 현저하게 떨어졌습니다. 비트코인 시장에 악재가 터진 것이죠.

실제로 비트코인 가격은 지표 발표와 동시에 3% 가량 하락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악재의 영향이 만 하루 정도도 지속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이날 4만8300달러선까지 떨어졌던 비트코인 가격은 빠른 속도로 가격을 회복했으며, 오히려 다음날에는 5만2000달러선으로 상승했습니다.

16일에 나왔던 미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습니다. 현재 글로벌 유동성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미국의 기준금리이고, 기준금리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미국의 물가상승률 하강 여부입니다. 글로벌 유동성 완화를 기대하고 있는 비트코인 투자자에게는 결코 좋은 소식이 아니지요.

하지만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보란듯이 한 차례 더 상승했습니다. 이후 이어진 주말에는 소폭 조정을 받는가 싶었으나 주말이 끝나가는 19일 오전 2시 현재는 다시 5만1900달러 선으로 가격을 회복했습니다.

지난해 1월 상승패턴…금리관련 지표 발표 하루 전을 주목하라

최근 이런 패턴의 비트코인 상승이 나타났던 적이 또 있습니다. 바로 작년 1월입니다. 이 시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은 물가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끌어올린 직후였고, ‘이제 더 이상 올리지는 못하고 내려갈 일만 남았다’는 금리인하 분위기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을 때입니다.

당시 금리인하 기대감이 너무 높았던 나머지 비트코인 가격에는 독특한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발표일이나 CPI, PPI 발표일 이전에 미리 가격이 상승하고, 정작 지표 발표 당일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물론 앞으로 지난해 1월과 비슷한 패턴의 비트코인 가격 변동이 이어질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비트코인 가격은 지표 발표일 이전에 우선 ‘선 상승’한 후, 지표가 좋지 않을 경우 소폭 하락하는 방식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도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비슷합니다. 금리인하가 무산된다면 비트코인 가격의 추가 상승도 어려울 것입니다. 이 전조들은 금리 관련 지표들에 잘 드러납니다.

이번주에는 눈에 띄는 지표 발표가 22일(목)에 몰려 있습니다. 이날 새벽 4시에는 지난 1일 있었던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록이 공개됩니다. 저녁 7시에는 유럽 소비자물가지수 발표가, 밤 10시 30분에는 미국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가 발표됩니다. 밤 11시 45분에는 미국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가 발표될 예정입니다.

오는 2월 24일(토)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2년이 되는 날입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3월 15일 러시아 대선을 앞두고 있는만큼 24일 전후로 종전 관련 새로운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유가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일 경우, 미국의 금리인하 시계에 영향을 줄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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