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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주 주간브리핑] 리플 판결, 한 가지 호재와 두 가지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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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Paul Kim

역대급 사건이 일어난 덕에 오랜만에 크립토 시장은 지난 한 주간 매우 변동성이 높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바로 리플 대 미 증권거래위원회 소송 결과가 나온 것인데요.

미 연방법원은 지난 14일 일반 투자자가 산 XRP를 증권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결을 내놓았습니다. 이 여파로 XRP 가격은 당일 한 때 90%선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XRP 뿐만 아니라 솔라나 등 SEC의 증권법 위반 ‘공격’에 시달리던 코인 가격들도 덩달아 상승했습니다. SEC에 시달리던 알트코인들이 살아날 기회가 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 판결의 의미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크립토 업계에는 한 가지의 큰 호재, 두 가지의 악재로 해석됩니다.

우선 큰 호재는 법원이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이뤄지는 XRP의 2차 판매를 증권 판매로 보기 어렵다고 해석했다는 점입니다. 그동안에는 특정 암호화폐가 증권으로 규정될 경우,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해당 코인을 계속 거래할 수 있는지 여부가 확실치 않았습니다.

이 불확실성 때문에 대부분의 거래소가 증권성 코인을 상장 폐지했고, 이는 코인 가격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지요. 그런데 이번 판결 내용에 따르면 앞으로는 혹여나 특정 암호화폐가 증권으로 판명난다 하더라도 거래소에서의 2차 거래들은 지장을 받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리플 대 SEC 소송 결과가 나오자마자 미국의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와 크라켄이 리플을 재상장하겠다고 밝힌 이유도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첫 번째 악재는 SEC가 그동안 암호화폐 프로젝트에 증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때 내세웠던 ‘하위테스트(Howey Test)’를 활용한 법리를 법원이 거의 온전히 인정했다는 점입니다. 향후 크립토 프로젝트들은 구체적인 계약을 맺거나 명시적인 증권 판매가 없었더라도 사후적 맥락으로 판단했을 때 하위테스트를 통과하면 모두 증권으로 판단될 위험에 놓이게 됐습니다.

두 번째 악재는 재판부가 판결 요지에서 ‘잠금 계약(Lock-up)’ 유무를 증권성을 판단하는 기준 중 하나로 거론했다는 점입니다. 잠금 계약이란 토큰 구매량에 따라 구매자에게 일정 기간 동안 재판매를 할 수 없도록 강제하는 내용의 계약을 말합니다.

최근까지 나온 알트코인 대다수는 코인 판매 과정에서 잠금 계약이나 ‘분배 지연(vesting) 계약’을 활용해 왔습니다. 이런 판매분들이 모두 증권 판매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두 번째 악재의 여파는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당분간 리플 가격은 이런 악재와 호재에 크게 좌우되지 않고 시장에서의 매수 매도 흐름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온체인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XRP 고래들의 매수세는 여전히 강력한 상황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미국 증권법에 밝은 전문가들 일각에서는 리플 측이 이번 승리에 이어 추가적인 승리를 거두게 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소송 결과를 확인한 SEC가 지금까지처럼 법원에서 ‘끝장’을 보는 태도를 바꿔, 적절한 수준에서 합의를 하지 않겠느냐는 시각입니다.

이번 주에도 리플 관련 뉴스는 계속될 예정입니다. 이 이슈와 관련해서는 이런 점들을 숙지한 상태에서 좀 더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거시 지표 좋았는데 가격 제자리…’뒷심 부족’ 드러낸 비트코인

리플 이슈가 워낙 커서 살짝 가려졌지만 비트코인 역시 지난 주에 주목할 만한 지점을 지났습니다.

지난주 주간브리핑에서 이번주 미국 물가 지표를 잘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을 드렸는데요, 매우 특이한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CPI, PPI 등 미국 물가 지표가 잘 나와서 다른 위험자산군은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비트코인 가격은 제자리 걸음을 계속한 것이죠.

이후 리플 폭등과 함께 비트코인 가격도 올해 연고점을 돌파하며 상승하긴 했지만, 며칠 버티지 못하고 또다시 3만달러 부근으로 폭락하는 장세를 보였습니다. 아직 비트코인이 3만1000달러 선의 가격을 유지하기엔 상승 동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이와중에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는 지속적으로 역대 최고치 부근에서 계속 머물고 있습니다. 지난 12일에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가 올라가면, 그만큼 채굴업체들의 채굴 수익성이 악화됩니다. 수익성이 악화된 채굴업체들은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을 시중에 내다 팔게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비트코인이 지금의 가격대를 벗어나 상승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 중 하나입니다.

또 1000억 넘는 해킹…디파이 이대로 괜찮을까?

디파이 투자를 안 하시는 분들은 잘 모르는 소식이겠지만, 멀티체인 해킹이 결국 해결이 안 되는 분위기입니다.

멀티체인은 여러 블록체인에서 다양한 암호화폐를 교환할 수 있게 만든 일종의 크로스체인 프로토콜인데, 지난 7일 해킹으로 1억3000만달러(약 1695억원)어치 코인이 한번에 인출되면서 서비스가 중단됐습니다.

일단 지난 10일에는 이와 관련된 USDT, USDC가 동결됐고, 블록체인 분석 기업인 체이널리시스는 같은 날 보고서를 통해 이번 해킹이 내부자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서로 다른 블록체인을 오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해킹은 최근 몇 년간 디파이 업계의 최고 골칫거리 중 하나입니다. 지난 2년 동안 디파이 생태계에서 3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해킹됐으며, 이중 2/3 이상이 브릿지 등 크로스체인 해킹이었습니다. 이제는 과연 이 문제를 업계에서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이번 주는 20일(목)에 미국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 발표가 있습니다. 지난 주에 거시경제 호재가 비트코인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번 주에 혹시 지표가 안 좋게 나온다면, 거시 경제 악재가 비트코인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지를 확인해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번 주도 즐거운 한 주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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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일부 콘텐츠는 영어판 비인크립토 기사를 AI 번역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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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인크립토 선임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크립토 컨설팅 기업인 원더프레임의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코인데스크코리아 등 국내 언론사에서 12년 가량 기자로 일했고, 대학에서는 화학과 저널리즘을 전공했습니다. 크립토와 AI, 사회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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