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4일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설립한 AI 스타트업 xAI이 만든 생성형 AI ‘그록’(Grok)을 발표했습니다. 머스크는 그록이 덜 정제된, 그래서 재치 있는 답변을 내는 등 장점이 많다고 주장합니다. 머스크는 앞서 출시된 챗GPT 등에 대해 지나치게 정제됐다며 비판한 바 있습니다. 그록은 향후 엑스(X, 옛 트위터)의 유료 서비스인 ‘프리미엄 플러스’ 가입자에 한해 공개될 예정입니다.
그런데 머스크의 발표가 있었던 토요일부터 주말 사이 GROK이라는 이름의 코인이 출시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종류도 하나가 아니라 무려 400종이 넘고, 현재 전체 시가 총액은 수천만 달러 규모에 이르고 있습니다. 초기의 투자자들은 꽤 두둑한 수익을 봤을 것으로 보입니다.
왜 중요한가 6일 오후 7시 현재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 정보 포털이라 할 수 있는 덱스툴스(DEXTools)를 보면 GROK으로 검색되는 페어가 406종입니다. 그런데 이중에 실제 머스크와 관계된 종목은 하나도 없습니다. 일론 머스크 본인이 “내 회사는 암호화폐 토큰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습니다.
결국 GROK 암호화폐는 실체가 의문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실제 그중에서 적어도 10종의 GROK 토큰은 급격히 자금을 인출해버리는 ‘러그풀’로 100만달러 이상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새로 알게 된 것 사실 암호화폐 세계에서는 약간의 비용만 들이면 이더리움 등 블록체인에서 누구나 토큰을 발행할 수 있습니다. 국내 업비트, 빗썸이나 바이낸스 같은 중앙화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더라도, 탈중앙거래소(DEX)를 통해 거래할 수도 있고, 거래 참여자가 늘고 유동성이 공급되면 거래가 여느 주요 종목처럼 활발해질 수도 있습니다.
정반대 이야기 이 같은 구조와 특징은 암호화폐 특유의 ‘밈 코인’ 문화가 되기도 합니다. 도지코인, 시바이누 등이 있었고, 올해 상반기 반짝 스타였던 페페(PEPE)도 있습니다. 동물만 있는 건 아닙니다. 지난해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이 “그(THE) 프로토콜이라도 만들어야겠어”라고 했더니 누군가 실제로 THE라는 토큰을 만들었듯이, 유명인의 농담이 실제 코인으로 탄생하고 심지어 급등했던 사례는 많습니다. 암호화폐를 단순한 자산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이자, 커뮤니티로 만드는 중요한 특성입니다.
예상되는 논란 가뜩이나 ‘실체가 없다’는 평가가 항상 따라다니는 암호화폐에 한층 부정적 평가가 예상됩니다.
앞으로 무슨 일이 밈 코인은 많은 부분에서 법적으로 모호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규제가 명확하지 않으면 시장 조작 등 거래 참여자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규제하려는 시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도지코인 투자자들은 사기, 내부자 거래 등 혐의로 일론 머스크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낸 상태입니다. 재판 과정에서 도지코인의 증권성에 대한 판단이 어떻게 내려지는지도 지켜볼 일입니다.
시장에 주는 영향 GROK처럼 특정 발표나 사건에 맞춰 갑작스레 등장한 암호화폐는 대개 끝이 좋지 않습니다. 물론 밈 코인으로 막대한 수익을 거둔 사례도 많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밈 코인은 가격 예측이 불가능하고, 전통적 재무 지표보다는 SNS의 트렌드와 커뮤니티의 정서에 좌우됩니다. 또한 암호화폐의 투기성 거래 행위와 맞물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거래를 한다면, 사전에 변동성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요구됩니다.
주요 인물/용어
그록(Grok): 미국의 공상과학(SF) 작가 로버트 하인라인이 쓴 소설 「낯선 땅의 이방인」에서 나오는 화성인 용어입니다. ‘무언가를 직관적으로 철저히 이해한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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