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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밀린 블랙록 비트코인 ETF…SEC가 ‘딴지’ 건 5가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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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Paul Kim

요약

  •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블랙록 등 4개 자산운용사의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 승인을 재차 연기했다.
  • 연내 비트코인 현물 ETF가 통과될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
  • SEC는 자산운용사들에게 비트코인 현물 ETF 가격 조작 가능성을 해결할 수 있는 추가 근거를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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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블랙록 등 4개 자산운용사가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승인 심사를 두 번째로 연기했다. 이에따라 미국 시장을 겨냥한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은 사실상 연내 통과가 어렵게 됐다.

SEC는 28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이같은 내용의 공문(블랙록, 비트와이즈, 발키리, 인베스코)을 게시했다. 오는 10월 중순까지 승인 심사 예정이었던 7개의 비트코인 현물 ETF 중 4개가 내년 초로 심사 일정이 미뤄지게 된 셈이다.

현재 SEC의 심사를 받고 있는 ETF 상품들은 대부분 대동소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에따라 아직 연기되지 않은 3건의 비트코인 ETF 신청 역시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인 제임스 세이파트는 이날 자신의 엑스(X, 옛 트위터)에 “SEC가 내일 미국 정부 셧다운 전에 위스덤트리, 반에크, 피델리티가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심사를 연기할 것으로 보인다”고 논평했다.

미국 정부 셧다운은 표면적 이유…진짜 이유는 ‘가격 조작 가능성’

규정에 따르면 SEC는 ETF 상품에 대한 승인 심사를 네 차례에 걸쳐 최장 240일까지 진행할 수 있다. 블랙록 비트코인 현물 ETF의 경우 지난 9월 2일이 첫 번째 심사 마감일, 오는 10월 17일이 두 번째 심사 마감일이었다.

SEC는 왜 두 번째 ETF 심사의 일정을 앞당기면서 일괄 연기한 것일까. 세이파트 등 월가 ETF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 정부 셧다운 위험성이 커졌다는 점을 꼽았다. 셧다운이 길어질 경우 실질적으로 정상적인 심사가 불가능한 측면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공개된 문서를 보면 단순히 그 이유만은 아니라는 점을 쉽게 알 수 있다. SEC는 “사기 및 조작 행위를 방지하고 투자자와 공익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신청자의 추가 의견이 필요하다”고 설명하며 다섯 가지 사항에 대한 추가 의견 제출을 요청했다. 첫 번째 심사 연장을 통보했던 결정 문서에는 없던 내용이다.

SEC가 적시한 요청 사항은 크게 ▲제안된 상품이나 주식이 시장 조작에 취약하지는 않는지 ▲비트코인 현물 자체가 지리적 특성 등으로 조작이 어렵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비트코인 선물이 거래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비트코인 현물과 관련해 충분한 규모의 규제 대상 시장을 대표하는 대표성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CME 비트코인 선물 시장과 비트코인 현물 시장 가격이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일부 자산운용사의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가격 조작을 억제하기 위한 감시공유 계약 당사자로 적합하다고 생각하는지 등이다.

종합하면 제출된 비트코인 현물 ETF가 가격 조작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추가 근거를 제출하라는 취지다. SEC는 상품 승인 신청 당사자인 각각의 자산운용사들에게 연방관보 게시일로부터 21일 내에 위 사항들에 대한 답변을 제출해달라고 덧붙였다.

흥미로운 것은 이날 SEC가 언급한 내용 중 CME의 비트코인 선물 가격과 비트코인 현물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물음이 적시됐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8월 30일 미 연방법원이 그레이스케일 대 SEC 소송에서 그레이스케일의 손을 들어주며 일단락된 부분이다. 연방법원은 “그레이스케일이 CME의 비트코인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과 99.9%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증거를 제공했다”며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현물 ETF 변환신청을 반려한 SEC의 패소를 결정한 바 있다.

그러니까 SEC는 법원에서 이미 한 차례 정리된,’끝난 얘기’를 재차 다퉈보자며 끌고나온 셈이다. 이는 앞으로의 ETF 심사가 최장 240일에 가깝게 길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음 ETF 심사 일정은 1월 중순이지만 이 역시 최종 심사 마감일인 3월 중순으로 밀릴 수 있다는 얘기다.

감시공유 계약 당사자로 코인베이스가 적합하냐는 물음은 ETF 신청 직후 업계에서 꾸준히 거론됐던 내용이다. 전세계 비트코인 현물 거래량의 10%도 되지 않는 코인베이스의 비트코인 가격이 대표성을 가지느냐는 취지에서다.

지난 2012년 통과되며 감시공유 계약의 효시가 되었던 구리 현물 ETF의 경우 런던금속거래소(LME)와 포괄적 감시공유 계약을 체결하며 가격 조작 문제를 해결했었다. 그러나 이는 당시 LME의 구리 현물, 선물 거래량이 전세계의 80%에 육박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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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인크립토 선임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크립토 컨설팅 기업인 원더프레임의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코인데스크코리아 등 국내 언론사에서 12년 가량 기자로 일했고, 대학에서는 화학과 저널리즘을 전공했습니다. 크립토와 AI, 사회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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