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발표될 법원 판결 3건에 따라 미국 암호화폐 시장의 판도가 결정될 전망이다. 향후 국가 차원의 통일된 규제안 제정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첫번째 재판은 세계 최초 디지털자산 투자회사인 그레이스케일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다.
그레이스케일은 ‘비트코인 투자신탁'(Grayscale Bitcoin Trust, GBTC)을 상장지수펀드(ETF)로 전환해 달라고 2021년 10월 SEC에 신청했다. 하지만 SEC는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규제와 감시가 충분하지 않아 사기 및 조작이 발생할 수 있다”며 반려했다. 그레이스케일은 판단 근거가 부족하다며 2022년 6월 소송을 냈다.
GBTC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비트코인 간접 투자 상품 중 하나다. 과거 SEC가 기관 투자자에 비트코인 직접 투자를 제한시키자, 그레이스케일은 기관 투자자를 위한 비트코인 펀드 GBTC를 출시했다. 다만, GBTC는 폐쇄형 펀드처럼 거래돼, 비트코인의 실제 가치와는 편차가 있었다. 그레이스케일은 단점을 극복하고자 GBTC를 ETF로 전환하고자 했지만 SEC의 조치로 좌절됐다.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ETF 허용하라”
지난 3월 7일, 미국 워싱턴 콜롬비아 특별지구 연방항소법원에서 첫 심문이 있었다. 재판부는 이날 비트코인 현물과 선물시장이 99% 함께 움직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판사는 “GBTC가 왜 이미 승인된 다른 비트코인 ETF와 다르게 취급되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SEC의 조처에 부정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당초 첫 심문은 4월 초로 예정돼 있었다. 이보다 한 달 일찍 구두 심문이 이뤄진 데 대해, 현지 관계자는 “그레이스케일의 자매기업인 제네시스 트레이딩이 파산하면서 법원의 심문 일정이 앞당겨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5월 18일(현지시각) 경제매체 배런스는 “법원이 그레이스케일의 첫 심문을 하던 같은 날 처리한 또다른 사건을 5월 16일 결론지었다. (법원의 업무 처리 속도를 미뤄) GBTC의 판결도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코인베이스 “암호화폐 규정 빨리 내놓으라”
두번째 재판은 ‘코인베이스와 SEC’의 전투다. 지난 3월 SEC는 불법 금융 거래 혐의가 있는 기업에 보내는 사전 통지서인 웰스노티스(wells notice)를 코인베이스에 발송했다. 지난달 말 코인베이스는 증권을 거래하지 않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동시에, 코인베이스는 지난달 24일 암호화폐 자산 취급 방식에 대한 새로운 규칙을 제정해 달라고 SEC에 요청한 답변이 너무 오래 나오지 않는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SEC는 “코인베이스가 정부 기관에 특정 답변을 강요할 수 없다”며 대답을 거부했다.
리플 “XRP는 증권 아니야”
마지막으로는 블록체인 해외송금 플랫폼 리플과 SEC와 소송전이다.
SEC는 리플이 미등록 증권인 ‘네이티브 토큰 XRP’ 13억원 어치를 판매했다며 리플과 일부 경영진을 상대로 2020년 12월 소송을 했다. 리플은 XRP는 증권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SEC와 소송 결과는 올해 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대표는 “몇 달 안에 법적 다툼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2~4개월 또는 5개월 후 (법원 결정)을 듣게 되는 것”이라고 언론 보도를 통해 밝혔다.
SEC의 주장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질 경우, 리플은 막대한 벌금을 지불하고 사업 모델을 변경해야 한다.
반대로, 리플에 유리한 판결이 내려지면 리플의 입지는 강화되며, 어떤 암호화폐가 증권으로 분류되어야 하는지 재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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