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코인데스크 등 언론사의 요청에 따라 루이스 캐플란(Lewis A. Kaplan) 뉴욕 남부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샘 뱅크먼-프리드(SBF)의 2억5천만달러 보석금에 공동으로 서명한 두 보증인의 이름을 공개하기로 판결했다.
보석 보증인은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과학자 안드레아 페프케(Andreas Paepcke)와 SBF의 부모가 근무하는 스탠퍼드 로스쿨 학장 출신 래리 크레이머(Larry Kramer)인 것으로 드러났다. 페프케와 크레이머는 각각 50만달러, 20만달러를 내기로 서명했다.
SBF, ‘부모 찬스’였나?…보증인들 부모와 같은 직장
법원 문서에 따르면 ‘보석을 담보하는 재산의 모든 소유자’는 청구 시 예외 없이 공개된다. SBF가 이전 판결에 항소하자 캐플란 판사가 보증인 신원을 공개하게 된 배경이다.
안드레아 페프케는 1974년부터 1978년까지 하버드 대학교에서 근무했으며, 래리 크레이머는 2004년부터 2012년까지 리처드 E. 랜드 법학 교수 및 스탠퍼드 로스쿨 학장을 지냈다.
한 때 세계 2위 암호화폐 거래소였던 FTX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였던 SBF는 전신 사기와 자금 세탁, 미 선거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보석 서약 2억5000만달러(약 3223억원)로 풀려났다.
그는 앞서 부모가 자신의 보석 보증으로 팔로알토 자택을 약속했다는 이유로 비난을 당하자 공개 보복을 우려해 판사에게 두 보증인의 신원을 미공개로 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보석 서약은 선지급금이 필요없지만, 피고인이 보석 조건을 위반할 경우 법원이 담보로 건 재산을 압류할 수 있다. SBF의 보석 합의 조건은 운동 목적 외 외출 제한, 위치 추적, 정신 건강 치료 등이다.
캐플란 판사는 최근 SBF가 미 검찰로부터 자신의 온라인 활동을 숨기기 위해 VPN(가상 사설망)을 사용했다는 혐의로 뉴욕 법원 심리에 출석할 것을 명령했다. SBF의 변호인단은 그가 12일 게임 패스 구독권을 이용해 NFL 슈퍼볼 LVIII 경기를 보려고 VPN을 사용했다고 주장하며 ‘경기 관람 권리’를 옹호했다.
FTX 변호인단, 4억달러 투자금 회수 협상으로 분주
델라웨어주에서는 FTX 파산 절차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FTX는 자오창펑(CZ) 바이낸스 CEO의 트윗 후폭풍으로 고객들의 뱅크런이 발생해 유동성 부족이 드러나자 지난해 11월 회생파산 신청에 들어갔다.
그 이후로 파산 변호사들은 SBF가 투자한 자금에서 채권자들의 몫을 회수하기 위해 앞을 다투고 있는 분위기이다.
최근 회수 사례로는 SBF가 헤지펀드 모듈로 캐피탈(Modulo Capital)에 투자한 4억달러가 있다. 이는 FTX의 파산 신청 직전의 일이며, 보도에 따르면 설립자들은 FTX에 이 금액을 반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골치아픈 법적 의무와 거리두기를 하겠다는 뜻이다.
지난 17일 FTX측 변호인단은 FTX 채권자들에게 상환할 회수 자금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모듈로는 해당 자금을 FTX 파산 직전에 현금으로 전환했던 JP모건의 이자부 계좌에 보관했다. JP모건은 모듈러의 프라임 브로커(prime broker)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바하마의 한 검사는 SBF가 지난해 12월 체포된 뒤 이 자금을 도피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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