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간에 ‘이자 전쟁’이 벌어지는 분위기입니다. 빗썸, 업비트, 코빗 사이에 예치금 이용료율을 놓고 출혈 경쟁 가능성도 엿보입니다.
새로 알게된 것: 22일 비인크립토 취재를 종합하면 원화 거래가 가능한 국내 5대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모두 가상자산 예치금 이용료율을 확정 발표했습니다. 높은 순으로 코빗(2.5%), 빗썸(2.2%), 업비트(2.1%), 고팍스(1.3%), 코인원(1.0%) 순입니다.
가상자산 예치금 이용료란, 암호화폐 투자자가 거래소에 원화 형태로 맡겨둔 자금에 거래소가 운용 대가로 지불하는 비용을 말합니다. 지금까지는 없었지만 지난 19일부터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발효되면서 이용료 지급 의무가 생겼습니다.
Sponsored왜 거래소마다 이용료율이 다른가: 근거규정인 가상자산업 감독규정 5조를 살펴보면, 가상자산 예치금 이용료는 각각의 가상자산사업자(VASP) 들이 운용수익과 발생 비용 등을 고려해 산정 기준을 자체적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즉, 거래소가 자의적으로 이용료율을 정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말은 이용료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은행 이자나 다름이 없습니다. 이용료율을 많이 쳐주는 거래소가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이런 점을 간파한 거래소들은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발효되던 지난 19일 일종의 눈치싸움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날 가장 먼저 이용료율을 공지한 거래소는 업비트였습니다. 뒤이어 1시간 후에 빗썸이 업비트보다 0.1%p 높은 이용료율을 들고 나왔습니다. 이후 1.5%로 이용료율을 공지했던 코빗이 갑자기 2.5%로 1.0%p를 높이며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경쟁은 앞으로도 심해질까: 코빗의 2.5% 이용료율은 시중 은행 이자로 생각했을때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국내 4대은행의 경우 최대 연 2% 수준이고, 인터넷 은행의 경우에도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파킹통장’ 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2.3% 정도로 책정되어 있습니다. 거래소가 여·수신을 전문적으로 하는 금융기관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출혈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는 상황인 셈입니다.
경쟁 요소는 금리 이외에도 더 있습니다. 이용료율 지급 시기입니다. 이번 공지 내용들을 보면 대부분의 거래소는 분기에 1회 이용료를 지급합니다. 그러나 코빗의 경우에는 매달 지급을 공언한 상태입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지금까지 암호화폐 거래소 이용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유동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습니다.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 원하는 가격과 가장 가까운 가격에 내 자산을 처분하고 매입할 수 있는 환경이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나는 얘기입니다. 새롭게 시행되는 가상자산 예치금 이용료 지급이 거래소 점유율 경쟁에 있어 얼마나 변수가 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그러나 이 영역에서 일선 거래소들의 경쟁적인 조건 변경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