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과 출시를 앞두고 중앙화 암호화폐 거래소의 이더리움 현물 시장이 다소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새로 알게된 것: 암호화폐 데이터 분석 기업 카이코는 16일 공개한 데이터 디브리핑 자료에서 미국 시장에 현물 ETF 출시를 앞두고 이더리움 가격이 냉각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들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를 1차 승인했던 5월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며 “추가 승인이 두 달 가까이 지연되고 있고 그 사이 이더리움 가격도 20% 가까이 하락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더리움 문제 있나: 카이코는 이더리움의 현황이 위축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분명하지만 당장의 가격이 전부는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암호화폐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과의 가격 비율은 약 0.05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더리움이 SEC로부터 현물 ETF 부분 승인을 받기 전의 수치는 0.045였습니다.
Sponsored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거래량 가뭄이 찾아왔음에도 이더리움의 유동성 조건은 좋은 편입니다. 카이코는 이더리움의 1% 시장 심도(market depth)는 SEC 부분 승인 직후 2억3000만달러 선으로 상승했고, 지금도 이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막상 출시가 될 경우에는 유동성 지표들은 훨씬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중요한 지점: 흥미로운 것은 선물 시장에서 나타나는 동향입니다. 부분 승인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펀딩 금리(펀딩피라고도 부릅니다)와 미결제 약정이 동반 하락하고 있습니다. 카이코는 “펀딩 금리와 미결제 약정의 하락은 ETF 출시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펀딩 금리란 선물 투자를 하는 암호화폐 투자자가 상승(롱)이나 하락(숏)을 예상하는 포지션을 잡고 나서, 해당 포지션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일정 시간마다 암호화폐 거래소측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입니다. 포지션을 오래 유지할 수록 펀딩 금리를 많이 내야 합니다. 즉, 펀딩 금리가 낮아졌다는 것은 이더리움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단기간 내에 ETF 승인이 나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옵션 내재변동성(Implied Volatility, IV)이 증가했다는 것도 눈여겨 볼 만한 부분입니다. IV란 옵션 상품의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통상 옵션 상품의 수요와 공급 사이 불균형이 심해지면 상승하게 됩니다. IV가 상승하면 기초자산의 가격 폭에도 큰 폭의 변화가 예상되는 상황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현물 ETF 출시 이후 이더리움 가격이 상승이든 하락이든 큰 폭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입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카이코 자료를 종합해보면 이더리움은 가격이 일부 하락하긴 했지만 아직 지난 5월 23일 부분 승인 당시의 투자 모멘텀을 상당 부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다만 출시 전후로 이더리움 가격에 큰 변동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는 투자자 입장에서 유념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16일 오전 2시 30분 기준 이더리움 가격은 개당 3380달러선을 오르내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