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월 소비자 신뢰지수(Consumer Confidence Index, CCI)가 104.1을 기록하며 12월 수정치인 109.5 대비 5.4p 하락했습니다. 미국 소비자들이 경제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CCI는 미 컨퍼런스보드(Conference Board)가 발표하는 소비자 심리 지수입니다. 다나 피터슨 컨퍼런스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상황에 대한 소비자 평가의 급격한 하락이 1월 결과의 특징”이라며 “경기 회복 속도에 대한 의구심과 고용 시장 둔화 우려가 소비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소비자 신뢰지수는 크게 두 가지 하위 지표로 구성됩니다. 첫 번째는 현재 상황 지수(Present Situation Index)로, 소비자들이 현 시점에서의 비즈니스 환경, 노동 시장, 가계 재정을 얼마나 긍정적으로 평가하는지를 측정합니다. 1월 발표에서 현재 상황 지수는 134.3을 기록하며 전월 대비 9.7포인트 하락했습니다. 특히 노동 시장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가 뚜렷하게 하락했다는 점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입니다.
두 번째는 기대 지수(Expectations Index)입니다. 기대지수는 향후 6개월 동안의 비즈니스 환경, 소득, 고용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전망을 반영하며, 1월에는 전월 대비 2.6p 하락한 83.9를 기록했습니다. 통상 기대지수가 80아래로 내려가면 경기 침체 위험이 있는 것으로 간주합니다.
이번 조사에서는 소득 수준과 연령에 따른 신뢰도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연소득이 12만5000달러 이상인 고소득 가구에서는 신뢰도가 급격히 하락했습니다. 반면, 중·저소득층에서는 오히려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이는 인플레이션 완화로 인해 실질 구매력이 개선되면서 중·저소득층의 경제적 여건이 다소 나아진 반면, 고소득층은 금융 시장의 변동성과 경제 불확실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또한, 55세 미만 연령대에서 신뢰도가 크게 하락한 반면, 55세 이상 연령대에서는 오히려 소폭 상승한 점도 주목됩니다. 이는 노동 시장에서의 젊은 세대의 취약성이 두드러졌고, 고령층의 경제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부정적인 신호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조사에서는 몇 가지 긍정적인 지표도 확인되었습니다. 향후 12개월 동안 경기 침체를 예상하는 소비자 비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으며, 주식 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도 여전히 낙관적입니다. 조사 결과, 52.9%의 소비자들이 향후 1년 동안 주가 상승을 예상했으며, 하락을 예상한 소비자는 23.7%에 불과했습니다.
소비자들의 12개월 평균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1월에 5.1%에서 5.3%로 소폭 상승했습니다. 이는 최근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 완화 추세가 한계에 도달했음을 반영하는 수치로 보입니다. 또한, 금리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상승 추세를 나타냈습니다. 51.4%의 소비자들이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금리 하락을 예상한 비율은 23.9%로 줄어들었습니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신호와 모기지 금리 상승이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친 결과로 해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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