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간 비트코인 가격은 일주일 사이 3.21% 하락했습니다. 주초에는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10만2000달러선까지 가격이 회복됐었지만, 미국 거시경제 지표가 본격화하면서 한 때 9만2000달러까지 하락하는 등 급락을 겪었죠.
‘알트코인 대장’ 역할을 하는 이더리움(ETH) 가격은 한 주 동안 -10.31%, 솔라나(SOL)는 -12.27%의 깊은 하락을 기록했습니다. 최근 들어 알트코인 매수 압력이 현저히 떨어졌던 것이 급락의 이유로 꼽힙니다.
크립토 시장에 전반적인 하락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던 것은 지난 7일(현지시간) 나왔던 ISM 서비스업 지수의 하위 항목인 ‘서비스업 PMI 물가가 발표되면서부터 였습니다. 원래 시장 예상치가 57.5였는데 이를 한참 뛰어넘는 65.1을 기록했고, 이는 2023년 2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이 지표는 원래 주목받는 거시경제 지표는 아닙니다. 하지만 지난달 미 연방준비제도 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미국 물가가 워낙 민감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상황이지요. 서비스업 PMI 물가는 향후 나올 미 소비자물가지수(PCI), 미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PCE)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파괴력이 컸던 것 같습니다. 이날 함께 공개된 12월 FOMC 회의록에 적혀 있던 연준 관계자들의 우려 섞인 반응들도 하락에 힘을 보탰습니다.
비트코인을 비롯해 위험자산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지표는 10일 발표됐던 실업률과 비농업고용지수, 미시간대 인플레이션 기대치였습니다. 실업률은 4.1%로 예상치보다 낮게 발표됐고, 비농업 고용지수는 예상치의 50%를 뛰어넘는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습니다. 1년 뒤 인플레이션 기대치 역시 3.3%로 예상치보다 0.5%p 높았습니다.
이 지표들은 종합하면 현재 미국의 고용은 매우 강력하고, 물가 상승률은 다시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미 연준이 올해 금리인하에 나서기 위해서는 고용이 나빠야 하고, 물가는 낮아야 하는데 거시경제 지표들은 정 반대로 가고 있는 셈입니다.
연준 이사들도 매파(통화 위축)적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리사 쿡 연준 이사는 6일 “주식 및 기업 부채 시장을 포함한 여러 자산군의 밸류에이션이 높다”고 경고했고, 미셸 보우면 연준 이사는 9일(현지시간) “연준의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중단될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죠. 비둘기파에 속하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와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아직 섣부른 판단을 하기엔 이르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에 설득력있게 작용하지는 못하는 모양새였습니다.
온체인 데이터 측면에서 보면 시장에 단기 매수자금이 부족 상태로 내려간 듯한 모습입니다. 글래스노드 자료에 따르면 UTXO 기준으로 측량되는 비트코인에 들어오는 이른바 ‘핫머니’는 지난 12월 12일 962억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현재는 320억달러로 60% 넘게 급감한 상황입니다.
중앙화거래소의 거래량 추이도 12월 18일 10만8000달러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빠르게 감소 중입니다. 구체적으로는 30일 이동평균 추이가 365일 이동평균선에 가깝게 근접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30일 이동평균선이 365일선 아래로 내려갈 경우 하락이나 횡보장세가 나왔습니다.
희망적인 의견도 있습니다. 암호화폐 인루언서인 아서 헤이즈 전 비트멕스 창립자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암호화폐 시장이 3월 중순에 정점을 찍을 것이며 조정은 그 이후에 큰 폭으로 올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가 1분기 상승을 예상하는 이유는 미 연준의 역레포 잔액(RRP)이 모두 소진되어, 그것이 시중 유동성 형태로 배포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연준 RRP에는 약 1788억달러 상당이 남아 있습니다.
아서 헤이즈는 현재 빠르게 치솟고 있는 10년물 국채 금리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미 연준 입장에서는 10년물 미국채 수익률이 5%를 넘어서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이죠. 연준이 채권시장 변동성 폭발을 막기 위해 양적긴축 종료와 양적완화 가능성을 시사할 수 있다는 게 그의 논리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아서 헤이즈의 주장이고, 시장에는 연준의 역레포 잔액이 소진되는 시점에는 거꾸로 시장에 유동성 발작이 일어난다는 의견도 상존합니다.
이번주에는 지난주에 비해 더욱 중량감 있는 거시경제 지표들이 발표됩니다. 우선 14일(화) 밤 10시30분에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15일(수) 밤 10시30분에는 미국 CPI가 발표됩니다.
헤드라인 CPI도 중요하지만 석유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core) CPI,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여러 차례 언급한 ‘슈퍼코어’ CPI도 체크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가가 재상승하는 추이가 확인되면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가격에는 좋지 않을 것입니다.
16일(목) 밤에는 미국 근원 소매판매 지수와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가 발표됩니다. 15일, 16일에는 블랙락, JP모건, TSMC,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미 증시 주요 기업들이 실적 발표도 있습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미 증시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의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연준 위원들의 연설은 15일 밤부터 16일 새벽 사이에 몰려 있습니다. 15일 밤 11시에는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가, 16일 자정에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가, 새벽 1시에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가 각각 공개 발언에 나섭니다. 바킨 총재는 매파, 윌리엄스 총재는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인사들입니다.
2025년에도 장기적인 비트코인 가격 전망은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자산운용사 비트와이즈는 최근 “올해 미국 자산자문가 56% 이상이 암호화폐 투자에 관심이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96%의 상담사가 현재 자신들의 고객들에게 암호화폐 관련 질문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장기 전망만을 믿고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는 단기 시장에 대한 대응을 놓아버릴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럼 이번주에도 독자 여러분들의 성공적인 투자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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