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토버’는 이번주에도 없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은 의미심장한 변동성을 보이며 지난 주 한 때 5만8000달러선까지 내려갔다가 반등했습니다.
주간 가격으로 보면 0.3% 정도 하락했으니 보합세라고 봐야겠지만 위아래 변동폭을 보이면 단순히 그렇게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8일(월) 한 때 6만4000달러선까지 올랐다가 8% 정도 하락한 후, 다시 8% 상승한 셈이니까요.
주중에 여러가지 악재가 있긴 했습니다. 사토시 나카모토 시절의 비트코인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일이나 미국이 보유한 비트코인을 시장에 내다 팔 수 있다는 루머가 돌았지요.
하지만 변동성의 핵심이 됐던 것은 미국의 물가 지표였습니다. 10일(목) 발표됐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보다 0.1%p 정도 높게 나오면서 시장에 불안감을 더했습니다.
앞서 4일(현지시간) 나왔던 미국 비농업고용지수가 월가 예상을 큰 폭으로 상회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9월 50bp 금리인하가 과도한 조치가 아니었냐는 얘기가 나온다는 설명을 드린 적이 있죠. 이번에 나온 CPI 역시 같은 맥락으로 작용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연준의 조치에 대해 석연치 않은 시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물가를 다 잡았으며, 이제부터는 고용이 문제라는 현실 인식을 공유하며 50bp를 내렸는데, 불과 한 달 만에 물가 상승률은 다시 증가하고, 고용은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준이 지적한 것들 중 뭐 하나 제대로 맞는 게 없는 상황이죠.
50bp 금리 내렸던 연준…한 달 만에 ‘금리 동결’ 가능성 나와
비트코인 가격 하락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던 것은 CPI 이후 나왔던 라파엘 보스틱 미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이었습니다. 그는 최근 나오고 있는 고용·물가 데이터 관련 질문에 답변하며 “경제 전망 데이터 흐름에 따라 11월 FOMC 때는 금리를 25bp 내리거나,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불과 직전 FOMC에서 50bp인하라는 큰 결정을 내렸는데, 그 다음에는 금리인하를 안 하고 넘어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 셈입니다.
지난 9월 FOMC 때 연준 인사들은 연말까지 총 100bp 금리를 내릴 것 같다고 전망했습니다. 그중 50bp는 이미 9월에 내렸으니, 11월과 12월 FOMC에서 각각 25bp씩 내리지 않겠느냐는 것이 시장의 지배적인 시각이었습니다. 그런데 11월에 금리인하를 하지 않으면 전체적으로는 100bp가 아니라 75bp로 인하 폭이 줄어드는 셈입니다. CPI 지표가 공개된 직후에는 큰 변동성을 보이지 않았던 비트코인 가격이 10일 뒤늦게 반응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갑작스런 급락 상황은 상황은 하루 만에 마무리됐습니다. 11일(금) 나왔던 미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치를 하회했기 때문이죠. 비트코인 가격 역시 PPI 지표 발표를 기점으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잠시 폭락 징조를 보이던 알트코인 가격도 빠르게 반등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이더리움 역시 일일 활성주소가 21% 증가하는 등 양호한 온체인 흐름을 보였습니다. 암호화폐 투자 전문가들은 알트코인 시즌 지수에 강세 패턴 중 하나인 역 헤드앤숄더 패턴이 등장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거시 경제와 지정학적 위기가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알트코인 가격이 과거처럼 일방적인 약세를 보이기 보다는 일부 종목에서 강세가 관찰된다는 것입니다. 비트코인 가격은 일단 6만4700달러를 넘어야 추가 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의견들이 많습니다.
상승세 타는 트럼프…WLFI 토큰 ‘완판’ 가능할까
이번 주에는 15일(현지시간) 공개 판매가 시작되는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I)의 가격을 잘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WLFI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와 그의 가족들이 만든 디파이 토큰입니다. 10월 초 중동 갈등이 불거진 이후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토큰 매수가 활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미국 대통령이 만든 디파이 토큰이 되는 것이니 일종의 밈코인 성격도 있다고 하겠습니다.
초기 판매 물량은 3억달러 상당입니다. 이 토큰이 완판될 경우, 그동안 잠잠했던 트럼프 당선 기대감이 다른 암호화폐 가격에 작용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이번 주는 17일(목)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거시 경제지표 발표는 없습니다. 이날 밤 9시께부터 유럽 기준금리와 미국 9월 소매판매, 미국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 등이 연달아 공개됩니다.
지금까지의 추이를 보면, 이번 주에 아주 충격적인 지표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다만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은 총재처럼 이번 주 거시경제 지표가 나온 이후에도 연준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추가로 등장할 수 있습니다. 거기서 오는 변동성에는 대응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럼 이번 주에도 독자분들의 성공적인 투자를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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