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주차 주간브리핑] 독일에 시달리다 트럼프에 구사일생

지난주 폭락에 이어 비트코인 주간 가격이 5.0%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주초 5만4000달러에서 시작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15일 오전 9시 현재 6만1000달러까지 크게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지난주 가장 뜨거웠던 키워드는 ‘독일 정부 매도’였죠. 독일 정부는 올해 초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에서 압수한 범죄 수익 5만 비트코인을 지난 6월 19일부터 매도했는데, 이중 4만개 가량을 지난주 5일 동안에 처분했습니다. 평균 5만6000달러에 매도했다고 가정하면 22억4000만달러에 달하는 물량입니다.

이같은 대규모 매도세가 나왔음에도 가격이 되레 오른 배경에는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강한 매수세가 작용했습니다. 자산운용사 파사이드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 5영업일 동안 비트코인 현물 ETF에 순유입된 자금은 약 10억4760만달러에 달합니다.

저가 매수가 크게 유입되면서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투자자들의 평균 매수가도 크게 내려갔습니다. 앞서 6월20일께 평균 매수가는 6만500달러 가량으로 추정됐습니다. 하지만 암호화폐 온체인 데이터 플랫폼 글래스노드 자료에 따르면 최근 이 수치는 5만8250달러선까지 떨어졌습니다. 상승을 일부분 되돌리는 조정이 나온다 해도 과거보다 한결 부담이 없어진 셈입니다.

트럼프 총격으로 비트코인 상승

구간별로 보면 5% 상승분의 상당 부분은 금요일(12일)과 그 이후 주말에 집중됐습니다. 특히 14일 미국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미수 사건이 벌어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만에 5만8400달러선에서 6만1000달러선까지 수직 상승했습니다. 주중에 많은 매수가 들어왔음에도 좀처럼 5만9000달러선을 지키지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특이할 만한 지점입니다.

트럼프 후보는 피습 이후 현장에서 총격에 위축되지 않고 지지자들에게 손을 치켜들며 강력한 이미지를 각인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사건 이후 암호화폐 기반 예측시장 플랫폼인 폴리마켓의 트럼프 당선 예상치는 10%p 가량 오른 70%를 기록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사건은 그의 대선가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이게 비트코인 가격과 무슨 상관일까요?

트럼프 후보는 현 대통령인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는 달리, 자신이 당선되면 암호화폐 산업을 미국이 주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에 걸쳐 내비쳐 왔습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이 시작한 암호화폐와의 전쟁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암살 미수 사건으로 그의 당선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덩달아 기대감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미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될지 아직 확언하기 어렵지만, 현재는 트럼프 후보의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대선 일정상 11월 이전까지 여러 가지 이벤트들이 계속 발생할 거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는 올해 하반기 비트코인 가격에 주요한 모멘텀 중 하나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후보는 총격 부상에도 7월25일부터 개최되는 비트코인 2024 컨퍼런스에 참석해 연설할 예정입니다.

연준, 금리인하 변수는 ‘고용’

이번주에는 거시경제 주요 일정 중 18일(목)에 발표되는 미국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를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현재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금리인하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는 물가가 아니라 고용이기 때문입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주 상·하원 의회에서 고용안정을 위해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까지 떨어지지 않더라도 금리인하를 할 수 있다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미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실업률은 5월 4.0%에서 6월 4.1%로 점진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지난 11일(목) 나왔던 미국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가 예상치를 하회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고용이 위기이니 금리인하를 해야 한다는 파월 의장의 발언을 머쓱케 하는 내용입니다. 물론 주 단위로 발표되는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는 실제 정책에서 참고하는 고용 상황과 시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주에도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가 예상치보다 낮다면 금리인하 기대감에는 그만큼 지장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암호화폐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이런 요소들 보다는 트럼프 총격으로 상승 모멘텀을 잡은 비트코인이 그 기세를 계속 이어가 주느냐가 더욱 중요한 부분일 것입니다. 과연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은 하반기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에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게 될까요. 이번 주에도 독자분들의 성공적인 투자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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