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용 호조로 11일 비트코인 가격이 3% 넘게 하락한 가운데, 월말로 예정된 유럽연합(EU)의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암호화폐 업계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새로 알게된 것 : 미국 노동부는 지난 7일 미국의 5월 고용 증가분이 27만2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 예상치를 10만명 가까이 상회하는 수치였습니다.
이 고용 데이터는 고용 위축과 그에 따른 물가 안정으로 금리인하를 할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치에 찬물을 뿌리는 지표로 작용했습니다. 당일 7만2000달러까지 올랐던 비트코인 가격은 주말 내내 하락세를 보이며 11일 한때는 6만6500달러선까지 하락했습니다.
문제의 배경 : 하반기 상승의 확실한 키워드로 여겨졌던 미국 금리인하가 불확실해지면서 기존에 있었던 악재들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 중 하나는 6월 말 발효될 예정인 EU의 스테이블코인 규제입니다.
EU는 지난 2023년 4월 암호화폐 관련 규제 법안인 MiCA를 통과시킨 바 있습니다. 이 법안에는 EU 회원국 전반의 디지털 자산을 규제하는 포괄적인 내용이 담겨있으며, 그중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바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조항입니다. 이 법안이 발효되는 오는 30일부터는 유럽경제지역(EEA) 전역에서 허가받지 않은 스테이블코인은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중요한 지점 : 허가받지 않은 스테이블코인이란 무엇일까요. MiCA는 스테이블코인을 이머니토큰(EMT)과 자산준거토큰(ART)로 분류합니다. 암호화폐 업계에서 흔히 사용하는 USDT, USDT 같은 스테이블코인은 이머니토큰에 포함됩니다. 이 토큰을 유통하려면 발행자가 전자금융기관(EMI) 라이선스를 획득해야 합니다.
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인 USDT는 이 부분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인 OKX는 지난 3월 거래소에서 USDT 거래쌍 지원을 폐지했습니다. USDT 발행사인 테더사가 유럽연합의 규정을 준수하는지 불확실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5월에는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 역시 USDT 거래지원 폐지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크라켄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유럽연합의) 법적 요구 사항을 따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바이낸스 역시 지난 4일 미승인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를 따르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무슨 일이 : 암호화폐 세계에서 스테이블코인은 코인 매수에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일종의 화폐입니다. 그중에서도 USDT는 가장 유동성이 뛰어난 스테이블코인입니다. 6월 30일 이후 유럽 지역에서 USDT를 쓸 수 없게 된다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대한 매수압력이 크게 낮아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USDT 이외의 어떤 암호화폐가 가능한지도 아직 확실치 않습니다.
5월 중순 이후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이끌었던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이 다시 부활한다면 6월 30일 발효되는 EU의 MiCA 법안 영향력은 크지 않을 전망입니다. 하지만 하락 분위기가 주도하는 장세라면 MiCA 발효와 스테이블코인 규제는 하락을 부추기는 또 하나의 방아쇠가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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