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는 많았지만 가격 등락은 많지 않았던 한 주였습니다. 악재성 소식들이 있었음에도 비트코인 가격은 무난하게 6만 7000 달러 선을 지켜주는 분위기입니다.
대표적 악재는 파산한 암호화폐 거래소 마운트곡스 채권자들에게 지급할 비트코인이 움직였다는 소식이었습니다. 5년 만에 50억달러 상당의 비트코인 약 7만 5000 개가 움직이면서 시장에 공포를 안겼죠. 다행히 시장 우려와 달리 단순 이동이었고, 마운트곡스 채권자들이 시장에 비트코인 ‘매도 폭탄’을 던지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정해진 법적 일정에 따르면 마운트곡스 물량은 올해 10월까지는 채권자들에게 돌아갈 예정입니다. 일각에서는 채권자들이 실제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되돌려받아도 즉각 매도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습니다.
좋은 소식도 많았습니다. 우선 31일 발표됐던 미국 핵심 개인소비지출(PCE)이 전월 대비 시장 예상치보다 소폭 더 하락한 것으로 나왔죠. 같은 날 나왔던 미국 소비자지출 지표도 하락했습니다. 물가 상승세 둔화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던 시장으로서는 한숨 돌린 셈입니다.
비트코인을 매수하는 기업들도 속속 늘어나는 모습입니다. 나스닥 상장사인 셈러 사이언티픽은 28일 비트코인을 4000만 달러 어치 매입했다고 공시했습니다. 가치저장 및 물가상승을 헤지하는 용도입니다. 지난 13일에는 일본 도코증시 상장사인 메타플래닛이 비트코인 현물을 전략적으로 다량 보유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많이 보유하면 시중 유통량이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가격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아르헨티나 국가증권위원회가 엘살바도르와 정부와 비트코인 도입을 위한 협력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비슷한 맥락의 호재입니다.
비트코인 현물 ETF 14일 연속 순유입
지난 주 나타났던 흥미로운 현상은 비트코인 가격이 이런 호재에도 크게 반응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6만7000달러대를 기준으로 가격이 크게 하락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쉽게 상승하지도 않는 모습입니다.
이런 현상의 배경에는 미국 국채 시장의 불확실성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달 15일까지만 해도 4.30% 정도에 머물던 10년물 미국채 수익률이 지난 주 한 때 4.60% 넘게 치솟았습니다.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던 미국 국채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국채를 대규모로 처분해 하반기 경기 부양에 나설 계획을 세웠던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난처한 상황일 것입니다. 이 때문에 암호화폐 뿐 아니라 나스닥 등 자산시장 전반에 시장 불안감이 가중되는 분위기입니다.
이같은 흐름은 미국 시장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에서도 감지됩니다. 현물 ETF의 경우 지난 13일 이후 14 영업일 연속 순유입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다만 27일 이후 순유입 규모가 줄어드는 양상입니다.
2주 전 암호화폐 시장을 점령했던 이더리움 현물 ETF 관련 뉴스들은 이제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암호화폐 데이터 분석기업 카이코는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 직후 가격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JP모건은 이더리움 현물 ETF이후 다른 암호화폐 ETF 현물은 승인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거시경제 흐름과 관련해 뚜렷한 호재가 나오지 않는다면 이번 주 ETF 유입세는 혼조세를 띌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번 주 JOLTs등 미국 고용 지표들 줄줄이 발표
이번주에는 굵직한 거시경제 일정들과 지표 발표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우선 6일(목) 밤 9시15분에는 유럽연합(EU) 기준금리가 발표됩니다. EU는 2~3주 전까지만 해도 금리인하가 유력한 상황으로 알려졌었는데, 최근 물가 상승률이 다시 견조한 모습을 보이면서 인하가 불투명해진 분위기입니다.
미국 관련 지표로는 4일(화) 미국 노동부의 구인, 이직 보고서(JOLTs)가, 6일(목)에는 미국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가, 7일(금)에는 미국 비농업고용자수와 실업률이 발표됩니다. 미국 시장의 고용 현황을 확인해볼 수 있는 다면적인 숫자들이 공개되는 셈입니다.
3일(월)에 나오는 미국 ISM 제조업구매자지수, 5일(수) 공개되는 미국 ISM 비제조업구매자지수도 물가 동향을 예측해볼 수 있는 단서 중 하나입니다. 미국 자산시장이 경기 침체 우려를 자산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 지표들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비트코인은 6만8000달러대에서 중력처럼 작용하는 부담감을 떼어내고 전고점을 향해 추가상승할 수 있을까요. 이번 주에도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투자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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