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비트코인을 만든 나카모토 사토시일까요. 사토시의 정체는 10년이 넘게 베일에 싸여 있지만 최근 한 가지가 분명해졌습니다. 영국 법원은 지난 14일(현지시간) 호주의 컴퓨터 과학자 크레이그 라이트가 비트코인 창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왜 중요한가 : 호주의 컴퓨터 과학자인 크레이그 라이트는 최근 10년 가까이 자신이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주장을 펼쳐 왔습니다. 비트코인을 하드포크해 만든 암호화폐에는 ‘비트코인 사토시비전(BSV)’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습니다.
새로 알게 된 것 : 영국 법원은 14일 ‘크레이그 라이트는 스스로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내놓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판사는 “라이트는 비트코인 백서의 저자가 아니며,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판시했습니다. 아울러 “비트코인 시스템을 만들거나 소프트웨어 초기 버전을 만든 사람도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예상되는 논란 : 2008년 처음 만들어졌을 때의 비트코인은 방구석 개발자가 만든 독특한 소프트웨어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2024년에는 시가총액이 1조3627억달러에 달하는 대안 금융 네트워크로 성장했습니다. 지금 자신이 이 시스템을 거의 혼자서 만든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사실을 증명하면 바로 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될 수 있습니다.
라이트는 지난 2016년부터 블로그를 통해 자신이 나카모토 사토시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사토시가 채굴한 것으로 알려진 비트코인 110만개를 이전시키지 못해 진짜 사토시가 아니라는 의심을 받아왔습니다. 라이트의 주장이 계속되자 코인베이스, 블록, 마이크로스트레티지 등 암호화폐 업계 기업들은 이에 대처하기 위한 연합체인 크립토 특허권 공개 연합(Crypto Open Patent Alliance, COPA)을 설립해 대응해 왔습니다. 이번 영국에서의 소송도 COPA가 제소한 것입니다.
앞으로 무슨 일이 : 만약 크레이그 라이트가 사토시로 인정받았다면 비트코인 세계에는 일대 혼란이 벌어졌을 것입니다. 크레이그 라이트는 비트코인 블록 크기를 키우고, 더 많은 거래를 단시간에 처리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작업을 지지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비트코인의 모습은 지금과는 많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법원의 이번 판결로 이런 시도가 무산되면서 앞으로는 사토시를 자처하기가 어려워질 전망입니다.
시장에 주는 영향 : 크레이그 라이트가 패소하면서 BSV는 최근 한 주 동안 18.7%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같은 기간, BSV와 관련성이 있는 비트코인(BTC) 가격은 1.9% 상승했으며, 비트코인 캐시(BCH) 가격은 5.0%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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