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이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전환과 관련한 소송에서 미국 증권위원회(SEC)를 상대로 큰 승리를 거뒀다.
29일(현지시각) 법원 서류에 따르면, 미국 항소법원 네오미 라오 판사는 그레이스케일이 신청한 현물 비트코인 ETF 전환 신청을 승인하고, 이를 거부한 SEC의 명령을 무효화하라고 명령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비트코인 가격은 한 시간 만에 6% 넘게 상승해, 2만 7600달러를 돌파했다.
마이클 소넨셰인 그레이스케일 대표는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법무팀이 법원 의견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SEC는 45일 이내에 판사 세 명 모두에게 재심리를 요구하는 전원합의체 심리를 요청할 수 있다. 45일이 지나면 법원은 향후 조치에 대한 세부 사항이 포함된 최종 명령을 내린다.
앞서, 그레이스케일은 주력 펀드인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GBTC)를 현물 비트코인 ETF로 전환하려고 했지만, SEC가 지난해 6월 29일 거부했다. 당시 소넨셰인 그레이스케일 대표는 “깊은 실망감을 느끼며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후, 그레이스케일은 SEC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3월 첫 구두 변론에서 라오 판사는 SEC가 그레이스케일의 신청이 왜 잘못됐는지 아무런 설명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돈 베릴리 그레이스케일 수석변호사는 SEC가 비트코인 선물 ETF를 허용하면서 현물 비트코인 ETF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SEC는 사기 및 조작을 이유로 현물 비트코인 ETF를 승인하지 않았다. 선물 상품의 경우, 규제 기관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선물 가격을 기반으로 운용해 가격 조작이 어렵다고 방어했다. SEC는 2021년 선물 비트코인 ETF 거래를 허용했다.
“SEC, 현물 비트코인 ETF 승인 피하기 어렵다”
이 명령이 반드시 그레이스케일 현물 비트코인 ETF 거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지난 몇 달 동안 블랙록과 피델리티 등 초대형 자산운용사들이 현물 비트코인 ETF를 신청했기 때문에 파장은 클 것으로 보인다.
비비안 팡 인디애나 대학교 재무학 교수는 이번 소송 결과로, 비트코인 현물 ETF가 SEC의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주장했다. 팡 교수는 “SEC는 계속 안 된다고 말할 수 없으며, 투자자들은 법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선 게라치 ETF 스토어 대표는 SEC에 두 가지 선택안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SEC가 그레이스케일의 현물 비트코인 ETF 전환 신청을 승인하거나, 다른 이유를 거론하며 신청을 거부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게라치는 “SEC가 선물 비트코인 ETF를 강제 폐쇄할 수도 있지만, 최근 변동성 주식 2X 비트코인 전략 ETF(Volatility Shares 2x Bitcoin Strategy ETF, BITX)의 시장 출시를 허용한 것을 고려하면, 그럴 가능성은 작다”고 강조했다.
BITX는 SEC가 지난 6월 승인한 최초의 레버리지 비트코인 선물 ETF다. 매일 비트코인 선물 지수 수익률의 두 배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동종 상품 최초로 누적 자산이 2000만 달러가 넘었다.
그레이스케일은 전체 자산 140억 달러를 운용하는 최대 규모의 장외 비트코인 펀드를 운용한다. 올해 초, 그레이스케일 주식은 SEC와 소송과 모기업인 디지털커런시그룹(DCG)에 대한 신용 저하로 순자산 가치 대비 50% 할인된 가격으로 거래됐다.
소송 승리로,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 주식(Btc)도 20.5% 상승한 20.6달러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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