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권거래위원회(SEC)-리플 소송의 핵심 요소 중 하나로 꼽히던 ‘힌먼 연설’이 13일(현지시간) 대중에 공개됐다. 이 연설 내용은 리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막상 공개된 후에는 오히려 리플에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다.
SEC는 이날 법원 명령에 따라 윌리엄 힌먼 전 SEC 기업금융 국장이 2018년 6월 야후파이낸스의 서밋에서 발언한 내용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힌먼은 해당 연설문에서 “이더리움 네트워크 및 탈중앙화 구조에 대한 나의 이해를 기초로 보면, 현재 이더리움 공급과 판매는 증권 거래가 아니다”라며 “이더리움 거래에 연방 증권법을 적용하는 것은 가치가 없어 보인다”고 언급했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대표는 연설문 공개 전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다”며 SEC가 리플의 네이티브 토큰인 XRP를 증권으로 분류한 소송에서 유리한 근거를 확보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SEC 고위 관료, 힌먼에게 여러 차례 경고
하지만, 힌먼의 발언과 함께 SEC 고위 관료의 우려가 담긴 문건도 함께 공개됐다.
현재 공개된 SEC의 이메일에 따르면, SEC는 힌먼의 공개 발언 전 그에게, ‘이더는 증권이 아니다’라고 믿는 이유가 시장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여러 차례 경고했다.
SEC의 한 고위 관리는 “연설문을 보면 어떤 특징이나 요소가 증권인지 아닌지 읽는 사람에게 명확하지 않을 수 있다”고 썼다.
또 다른 관리는 힌만의 연설에 “모호한 표현”이 사용됐으며 “증권법과 전혀 관련이 없는 요소를 포함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SEC의 법률 고문도 이더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연설에 포함시키는 것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향후 이더에 대해 SEC가 다른 입장을 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갈링하우스 리플 대표는 힌만이 내부적으로 엄청난 반발을 받고 있는데도 그의 발언을 공개하는 것은 “엄청나게 비양심적”인 것이라며 “SEC가 규제의 불명확함을 무기화한 것은, 그냥 들어와서 (SEC에) 등록하라는 악의적인 허세”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SEC는 지난주 홈페이지에 힌먼의 약력에 대한 세부 정보를 삭제했다.
XRP 가격 깜짝 상승 뒤 다시 하락
힌먼 문서는 리플이 SEC와의 소송에서 유리한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 법원에 요청을 해 얻어낸 결과물이다.
이에 따라 SEC가 힌먼 문서를 공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리플의 네이트브 토큰인 XRP 가격이 0.53달러에서 최고 0.55달러로 6% 가까이 상승했다.
하지만, SEC 고위 관료가 사전에 여러 차례 힌먼에게 경고했다는 문건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오히려 전날 0.53달러에서 4%가량 하락한 0.51달러를 기록했다.
공개된 문건이 오히려 역풍이 된 셈이다.
SEC 리플 소송 결과 올해 나온다
SEC는 13억 달러 상당의 미등록 증권인 네이티브 토큰 XRP를 판매했다는 혐의로 리플을 2020년 12월 고소했다.
이에 대해, 리플은 XRP가 증권성을 검증하는 하우이 테스트를 충족하지 못했고, 힌먼 역시 이더리움을 증권으로 보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XRP는 증권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갈링하우스 대표는 지난달 언론과 인터뷰에서 “2~4개월 혹은 5개월 후 법원 결정을 듣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SEC의 주장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질 경우, 리플은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사업 모델을 변경해야 하고, 반대의 경우 어떤 암호화폐가 증권으로 분류되어야 하는지 암호화폐에 대한 전체적인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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