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혐오'와 결합하는 크립토 문화...암호화폐 이미지 괜찮을까?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여성 혐오 인플루언서들이 유명세를 이용해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홍보하고 수천만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일부 편향적인 목소리가 강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지 포브스는 여성 혐오 등 극우 활동을 펼치는 온라인 그룹, ‘마노스피어(manoshpere, 남성계)’의 인플루언서들이 자신들의 유명세를 이용해 4000만 달러 이상의 암호화폐를 거래하고 있다고 인디펜더트 보고서를 인용해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마노스피어’는 여성 혐오 운동을 하는 블로거와 웹사이트 집단을 가르킨다. ‘남성의 세계’라는 뜻의 이 용어는 여성 혐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2009년부터 사용하다, 지난해 12월 미국인 인플루언서 앤드류 테이트가 체포된 뒤 다시 주목받았다.

보도에 따르면, 루마니아 수사 당국은 테이트와 연결된 암호화폐 50만 달러를 압수했다. 테이트와 관련된 지갑 주소에는 최소 250만 달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이트는 자신이 만든 온라인 플랫폼 ‘허슬러 유니버시티 2.0(Hustler’s University 2.0)’을 통해 일약 부자가 됐으며, 이 플랫폼에서 400만 달러가 넘는 암호화폐가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암호화폐 거래와 암호화폐 교육 플랫폼을 통해 암호화폐 1200만 달러 이상을 벌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위치 스트리머, 픽업 아티스트, 암호화폐 기부 요구

트위치 스트리머인 아딘 로스의 이더리움 지갑에는 3500만 달러가 넘는 암호화폐가 확인됐다.

이 자금은 암호화폐 도박 웹사이트를 홍보하고, 2021년 5월 있었던 ‘펌프앤덤프’ 사기인 MILF 토큰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테이트와 로스와 같은 여성 혐오 인플루언서들은 여성은 “집에 있어야 한다”, “운전을 할 수 없다” 등의 발언을 하며 악명을 얻었다. 이들은 이렇게 얻은 유명세를 이용해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홍보하며 수익을 얻었다.

이 보고서는 테이트와 로스 외에도, 연예 기술을 알려주는 소위 ‘픽업 아티스트’라고 불리는 남성 우월주의자들이 암호화폐 기부를 요청하고, 사기성 있는 제품 또는 투자 강좌를 홍보한 것으로 확인했다.

이어, 러시아 남성우월주의 단체 ‘메일 스테이트(Male State)’의 리더인 블라디슬라브 포즈드냐코프는 암호화폐를 사용해 10만 달러 이상을 모금했다. 그는 2018년 러시아 법원에서 여성 혐오를 선동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으면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홍보했다.

이 밖에 보고서는 유튜버 컬티베이트크립토와 책 <왜 여성은 덜 받는가> 등을 출간한 마이런 게인스 등이 대표적인 여성 혐오 인플루언서라고 꼽았다.

여성혐오 정서, 암호화폐 생태계서 고착화될까 우려

보고서는 여성 혐오 정서가 암호화폐에 대해 비꼬는 태도와 그에 대한 과도한 열정으로 대표하는 ‘크립토 브로(crypto bro)’ 문화에 스며들고 있다며 암호화폐 생태계가 그 위에 구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여성 혐오 극우파들의 극단적인 견해가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고착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록체인 분석회사 엡리틱의 기술자문 책임자인 타라 애니슨은 “암호화폐 프로젝트 홍보를 위해, 기업이 헐렁한 옷을 입는 ‘부스 아가씨’를 고용하고, 일부 홍보 행사를 스트립쇼 클럽에서 열고 있다”며 “여성 혐오 정서가 암호화폐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