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신고가 되지 않은 암호화폐 투자로 논란이 되고있는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개인 지갑에서 탈중앙화거래소를 통한 비주류 토큰 유동성 공급(LP) 투자 내역이 발견됐다. 일각에서는 내부자 거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동환 원더프레임 대표의 설명과 온체인데이터 내용을 종합하면, 김남국 의원의 전자지갑 내역에선 지난해 2월 15일 약 33억 상당의 위믹스를 이용해 클레이페이(KlayPAY, KP)라는 토큰에 유동성 공급(Liquidity Provide, LP) 투자를 한 내역이 발견됐다.
“김남국, 출시 한 달도 안 된 코인에 32억 투자”
KP는 암호화폐 정보 검색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도 검색이 되지 않는 비주류 암호화폐다. 김 의원은 KP가 공식 출시된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탈중앙화거래소(DEX)인 클레이스왑을 이용해 자신이 보유하던 위믹스를 각각 테더(USDT)와 KP로 변환해 LP 투자를 한 것으로 나타난다.
김남국 의원의 투자금 규모 등을 감안하면, 이같은 LP 투자는 매우 이례적이다.
“현재 공개된 내역으로 보면, 김 의원의 코인 투자는 잘 되었을 때 수익이 80억원 정도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 32억원을 KP라는, 지금도 당시도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토큰에 LP 투자를 한다는 것은 좀 수상한 투자에 가깝다고 본다.”
김동환 대표가 말하는 ‘수상한 투자’는 내부자 거래를 가리킨다. 김 의원이 일반 투자자들은 알 수 없는 투자 정보를 접한 후 거금을 들여 투자에 나섰다는 얘기다.
실제로 토큰 컨트랙트 자료에 따르면 KP가 설계된 날짜는 2022년 1월 17일이고 며칠 뒤 바로 출시했다. 곧, 김남국 의원이 구매하기 한 달 전 세상에 나온 것이다.
그러나 클레이페이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는 로드맵을 보면, 클레이페이라는 사업 자체는 2022년 3분기에 이르러야 제대로 사업이 돌아가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김 의원은 사업이 무르익기는커녕 제대로 시작도 하기 전에 자신의 암호화폐 투자 자금 가운데 최소 3분의 1 이상을 이 프로젝트에 투입한 셈이다.
김남국 의원의 이같은 투자는 어떤 이유에서였을까? 김동환 대표는 일종의 ‘이익 공동체’ 가설을 제기했다.
“여러 정황을 종합해 봤을 때 김남국 의원은 지인이 권유하는 투자에 참여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랬다가 사기를 당한 것이다. 사기를 당한 게 아니라면, 최소한 함께 클레이페이토큰을 만든 관계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사기를 당한 것”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결국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구매 당시 1200원 수준이던 KP 가격은 한때 3000원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지금은 18원 수준이다. 그마저 거래되는 물량도 거의 없는 상태다.
토큰 총 유통량의 상당량이 김남국 의원과 연관되어 돌아간 정황도 이른 ‘이익 공동체’ 가설을 뒷받침한다. 클레이페이 토큰의 총 유통량은 619만개 정도인데, 전체 유통량의 40% 가량인 247만여 개의 토큰이 김남국 의원의 개인 전자지갑에 보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김남국 투자 코인’에선 테라의 냄새가 난다
클레이페이 토큰의 특징으로는 당시 명성을 얻으며 세를 불리던 암호화폐 프로젝트 테라(Terra)와 같은 종류인 알고리듬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암호화폐 업계 종사자들은 토크노믹스를 보면 쉽게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클레이페이 토큰은 과거 유명했던 베이시스 캐시(Basis Cash)의 모델에 당시 유행하던 올림푸스 모델을 변형해서 덧붙인 형태다.”
베이시스 캐시는 미국의 통화량을 관장하는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운영 원리를 크립토 모델로 변환해놓은 암호화폐 프로젝트였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과거 ‘릭 산체스’라는 가명으로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베이시스 캐시는 한 때 한화로 1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를 받았으나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반대에 부딪혀 결국 좌초됐다.
베이시스 캐시의 씨앗은 테라로 이식됐다. 권 대표 등 테라 프로젝트의 주요 인물들이 작성한 사업계획서도, 베이시스 캐시의 백서에 기초해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지만, 일각에서는 테라 주요 인사들이 베이시스 캐시의 배후에 있었다고 보기도 한다.
“클레이페이는 이미 실패한 그럴듯한 모델(베이시스 캐시)을 들여와 클레이튼 생태계에서 한국화를 도입했던 프로젝트로 보인다. 테라의 성공과 권도형 대표의 이미지에 어느정도 편승하려는 전략을 가지고 코인을 만든 것일 수도 있다. 로드맵에는 원래 지난해 4분기까지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있었지만, 5월 초 테라 사태가 터지면서 자연스럽게 프로젝트를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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