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을 잡기 위해 1년 넘게 가파른 속도로 금리를 올려온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금리 인상 중단을 시사했다. 그러나 물가가 내려오지 않으면 올해 안에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은 없다고 재차 못박았다.
연준은 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정책금리를 5.0~5.25%로 0.25%p 인상했다. 지난해 3월 이후 10차례 연속으로 금리 인상이 이뤄진 셈이다.
그러나 연준은 이날 성명문에 지금까지와는 다른 문구를 삽입했다. 지난 3월 FOMC때까지는 목표치인 2%로 물가상승률을 되돌리기 위해 견고하게 금리 긴축을 유지해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혀왔지만, 5월 성명문에는 “어느 정도의 견고함이 적절한지 결정해야 한다”는 대목이 추가됐다.
6월 FOMC에서는 지금까지 유지해온 금리 인상 기조를 중단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발표 후 진행된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성명문에 해당 문구가 삽입된 것은 의미있는 변화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연준이 6월 FOMC에서 금리 인상을 중단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확인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데이터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그동안 파월 의장이 향후 금리 전망에 대한 질문이 나올 때마다 일관적으로 내놓았던 답변이다.
“6월 FOMC에서 금리인상 중단 결정할 것”
시장에서는 연준이 빠른 시일내에 금리를 내리고 통화정책 기조를 완화적으로 가져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본격화된 미국 은행 위기와 경기침체 대응을 하기 위해 지금의 긴축 기조를 계속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다.
4일 시카고 거래소그룹(CME)이 제공하는 페드워치(FedWatch) 자료에 따르면, 내년 11월 미국 정책금리가 3.0%~3.25%로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비율이 31.3%로 가장 높다.
페드워치 자료는 연방기금 선물을 반영한다. 시장의 예상이 맞아 떨어지기 위해서는 연준이 내년 11월까지 정책금리를 2% 인하해야 한다.
구체적인 금리인하 시작 시점으로는 7월 26일 FOMC가 꼽힌다. 아울러 선물 시장 참여자들은 연준이 올해 12월까지 0.75%p 금리를 낮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국 은행 위기와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거기에 덧붙여 신용 경색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 6~7주간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시중 은행의 신용 긴축”이라며 “신용 여건이 나빠질 경우 경제에는 역풍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바로 선을 그었다. 그는 “연내 금리인하 논의가 구체화되려면 물가상승률이 우리가 전망하는 수준보다 훨씬 빨리 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합하면 연준은 지금의 물가 수준을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 다만 현재 예상되는 경기침체 가능성이나 은행 위기 때문에 금리를 추가로 올리기는 부담이 되는 상황인 셈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당장 금리를 내려야 할 만큼 긴급하다는 판단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나 은행 위기는 당장 미국의 물가 상승이 야기하는 위험에 비해 높지 않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지난 3월 FOMC 발표 때도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 일축한 바 있다.
금리 발표 후 금, 비트코인 등 ‘안전자산’ 선호 뚜렷
연준의 금리발표 이후 시장은 복합적으로 반응했다. 우선 주식은 내렸다. 뉴욕증권거래소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7%,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0.46% 하락했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가격과 미국 국채가격은 상승했다. 특히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금 선물가격은 온스당 2063달러로 역대 최고가에 근접했다.
FOMC 발표가 끝난 후 2만8400달러 부근에서 오르내리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후 금값 상승과 함께 소폭 반등해 4일 오전 10시 현재는 개당 2만9000달러선을 기록하고 있다.
Trusted
비인크립토 웹사이트에 포함된 정보는 선의와 정보 제공의 목적을 위해 게시됩니다. 웹사이트 내 정보를 이용함에 따라 발생하는 책임은 전적으로 이용자에게 있습니다.
아울러, 일부 콘텐츠는 영어판 비인크립토 기사를 AI 번역한 기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