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가상자산 표준안인 ‘미카(Markets in Crypto Assets, MiCA)’를 통과시켰다.
EU 27개국이 통일된 규제를 받는 세계 최대의 가상화폐 시장이 된 셈이다. 규제 불확실성 제거로 암호화폐 업계가 환호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MiCA II’에 대한 요구도 나오고 있다.
MiCA는 유럽 가상화폐 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법적 명확성을 부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MiCA 이전에는, 가상화폐 업체들이 유럽 27개국에서 서로 다른 절차와 규제를 따라야 했다.
MiCA로 인해 가상자산의 분류 등 규정이 통일되고, 업체들은 더 많은 정보를 투자자에게 공개해야 하는 등 투명성이 강화된다. 가령, 업체는 가상화폐 생산이 가져오는 에너지 소비 및 환경 영향을 투자자에게 공개해야 한다.
이용자 관점에서 가장 큰 변화는 개인용 전자지갑에서 거래소 등 암호화폐 기업이 운영하는 지갑으로 1000유로(1097달러)를 초과하는 금액이 이동시킬 경우, 송금 내역이 추적을 각오해야 한다는 점이다.
EU 기반 스타트업들, 경쟁력 상승할 것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MiCA의 등장으로 EU 기반 스타트업의 경쟁력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규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상품과 서비스 출시를 머뭇거리던 금융회사들이 혁신을 촉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EU에는 세계적으로 이렇다 할 만큼 소비자 접점을 확보한 유명 크립토 기업은 거의 없는 상태다. 하지만 MiCA를 계기로 상당량의 자본과 인재, 시장 점유율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EU 내 가상화폐 업계와 블록체인 시장에서 더 많은 제도적 도입과 변화가 예상된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Circle)의 패트릭 핸슨(Patrick Hansen) EU 전략 정책 이사는 19일(현지시각) 코인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MiCA는 유럽 암호화폐 업계를 더 빠르고 크게 성장시킬 것이다. 약 4억 5000만 명의 세계에서 가장 큰 단일시장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언스토퍼블 파이낸스(Unstoppable Finance)의 공동창업자 피터 그로스코프(Peter Grosskopf)는 “유럽 밖의 업체들이 유럽 연합 안으로 회사를 등록할 것이며 일자리 창출과 세금 납부 등 직접적인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며 “유럽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처로 인식돼 전 세계의 많은 혁신가가 유럽에서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U는 벌써 ‘MiCA 2’ 모색 중, 표준안 성공 여부 달려
MiCA는 단발성 시도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법안의 약점들이 벌써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MiCA는 사실상 지난해 EU 내에서 법안 내용과 관련한 논의는 일단락됐지만, 방대한 내용의 법안에 EU 국가들이 모두 동의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기 때문에 올해 4월에 통과된 것이다. 이미 EU에서는 크리스틴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 유럽 중앙은행 총재가 ‘MiCA2(MiCA II)’를 제안하는 등 다음 단계도 논의되고 있다.
MiCA2에는 이번 법안에 빠진 대체불가토큰(NFT)에 대한 논의와 암호화폐 대출 서비스 감독에 대한 부분들이 대거 포함될 전망이다. 유럽식 결제지침인 ‘PSD2’에 대한 비판적인 검토와 탈중앙화금융(DeFi)에 대한 추가적인 입법 조치 필요성도 거론된다.
모리츠 실트(Moritz Schildt) 독일 블록체인 협회(German Blockchain Association) 이사는 “투자 상품에 대한 전통적인 분류법을 재고해야 한다”며 “이전 예술품 수집으로 여겼던 투자가 이제 자본 투자가 될 것이다.”이라며 NFT 규제안을 요구했다.
패트릭 핸슨은 “MiCA는 전자화폐 토큰 보유량에 대비한 유동성 규정사항이 구체적이지 않다”며 “MiCA의 성공은 MiCA II 규제안에 달려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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