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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스포어다오, 동서양 다오 격차 줄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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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Paul Kim

요약

  • '스포어다오'는 동서양의 탈중앙화자율조작(다오, DAO) 정보 격차를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다오다.
  • 이들은 4월19일 ~21일, 23일에 걸쳐 다오 커뮤니케이션 행사인 '서울바운드(SeoulBound)'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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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원 핵심기여자 “다오란 인터넷이나 디지털로 등기된 조직”
이송이 핵심기여자 “앞으로 10년은 ‘블록체인의 본령’ 고민해야”

“스포어다오는 동양과 서양의 다오 정보 격차를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다오입니다.”

박재원, 이송이 스포어다오(SporeDAO) 핵심기여자(Core-contributor·아래 이름 또는 성으로 구분)는 4월 11일 <디지털애셋>과의 구글 미트(Google Meet) 인터뷰에서 스포어다오 설립 목적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스포어다오는 블록체인 생태계에 오랫동안 몸 담은 구성원들이 2022년 초 함께 만든 다오(DAO·탈중앙화자율조직)다.

박재원씨는 2014년 블록체인에 입문했고 현재까지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송이씨는 2012년 블록체인 생태계에 뛰어들었고 이후 다양한 실험들을 계속하고 있다.

이날 박재원씨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는 아직 다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편인데 우리의 실무적인 경험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해서 해외 다오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스포어다오가 설립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포어다오는 이달 19~21일, 23일에 걸쳐 동서양 다오 커뮤니케이션 행사 ‘서울바운드(SeoulBound)’를 개최한다. 서울바운드 역시 한국에서 다오에 대한 정보의 다양성을 공유하는 차원에서 기획된 행사다.

이송이씨는 이에 대해 “각 지역의 문화적인 요소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블록체인 생태계는 디스토피아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서울바운드는 이런 취지에서 동서양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다양성을 공유하고 다오와 관련한 이야기들을 나누기 위해 개최한 행사”라고 덧붙였다.

아래 두 사람과 나눈 대화를 싣는다. 직책 대신 이름만 표기했다.

박재원, 이송이 스포어다오 핵심기여자가 구글미트에서 디지털애셋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출처=박상혁/ 디지털애셋

– 블록체인 생태계에 들어오게 된 계기는?

이송이 “나는 2012년에 블록체인 생태계를 처음 접했다. 당시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 월드비전에 다니고 있었는데 서아프리카로 출장을 가게 됐다.

이때 난민촌들을 취재했는데 그곳 친구들이 돈을 온전히 주고받을 수 있는 수단이 하나도 없는 것을 알게 됐다. 그냥 돈을 비닐봉지에 넣어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모습이 충격적이었다.

마침 이 무렵 지인을 통해 BTC(비트코인)를 알게 돼서 문자 메시지로 비트코인을 송금할 수 있는 프로젝트(37코인즈)를 만들었다. 이 프로젝트가 실리콘밸리에서 투자까지 받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블록체인 생태계에 들어오게 됐다.”

박재원 “나는 블록체인 생태계를 처음 알게 된 건 2014년이었는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건 2018년이다.

2014년에 공기업에 다니고 있었는데 지인을 통해 운 좋게 비트코인을 알게 됐다.

다만 비트코인을 알자마자 블록체인 생태계에 들어온 것은 아니다. 블록체인에 대한 비전과 의문이 공존했기 때문에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다가 동국대학교 블록체인(국제정보보호대학원) 대학원을 야간에 다녔다.

처음에는 공기업 직장과 병행하면서 대학원을 다녔는데 나중에는 결국 공기업을 그만두고 대학원만 다니게 됐다.

이때 동국대학교 블록체인 학회에 갔는데 거기 있던 지인이 논스(코리빙·코워킹 스페이스) 입주를 추천했다. 이것이 2018~2019년 사이에 있었던 일이고 이때부터 블록체인 생태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였다.”

스포어다오는 무엇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다오인가?

박재원 “스포어다오는 다오에 대한 정보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2022년 초에 만들어진 다오다. 현재 다오에 대한 해석이 저마다 다르다. 또 정보의 부족으로 인해 다오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스포어다오는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오랫동안 일하고 있는 멤버들 위주로 구성돼 있다. 처음에는 3~4명 정도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멤버가 8명으로 늘었다. 나는 처음부터 스포어다오의 멤버로 있던 건 아니고 중간에 들어왔다.

아무래도 블록체인 업계 경험이 많은 멤버들이다보니, 각자가 정의하고 있는 다오의 의미에 우리의 실무적인 경험을 다른 사람들에게 더해주는 식으로 정보의 격차를 줄이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스포어다오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이송이 “스포어다오가 만들어진 과정에 대해 좀 더 이야기를 하면 처음에는 하시은씨(논스 공동창립자)와 한국과 해외의 다오 조직 격차를 논의하다가 스포어다오의 취지가 만들어졌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은 다오를 하는 사람들이 왜 별로 없을까”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었다. 한국이나 다른 아시아 지역에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다오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걸 실험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스포어다오를 만들기 이전에 이미 2018년 무렵부터 개인적인 차원에서 다오와 관련한 실험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나와 하시은씨 둘 다 다오에 대한 접근방식을 새롭게 생각하고 있었다. 통상 다오는 모든 것이 코드를 기반으로 돌아가고 거기에 사람의 개입은 없는 구조를 생각하는데, 우리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조직이 다오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스포어다오에서 스포어는 포자라는 뜻인데 포자는 맞는 환경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떠돌아다니다가 맞는 환경이 나타나면 그때서야 땅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다.

그러면서도 포자는 세포 안에 모든 정보들을 가지고 있어서 모체가 뭔가를 해주지 않더라도 포자 스스로가 생명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스포어다오를 통해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포자처럼 유기적으로 땅에 뿌리내리기를 바라는 뜻에서 이름을 스포어다오로 정하게 됐다. 물론 이를 위해 우리끼리도 많은 대화를 나누고 여러 실험을 해보고 있다.”

다오에 대한 정의가 저마다 조금씩 다르다. 두 인터뷰이가 생각하는 다오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박재원 “다오는 간단하게 말해서 ‘인터넷이나 디지털로 등기된 조직’이라고 생각한다.

물리적인 실체가 있는 전통 조직을 보면 다양한 형태가 있다. 전통 법인 회사, 계모임, 동아리, 학회, 더 나아가서 가족도 하나의 조직일 수 있다.

그러니까 사실 모든 집단이 조직화가 될 수 있는 여지가 있는데 그 조직이 인터넷 상의 온체인에 올라갈 필요성이 있어 탈중앙화 형태로 설립됐을 때 그것을 모두 다오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현재의 다오는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이를테면 토큰 기반의 수익 중심으로 운영되는 다오는 전통 주식회사랑 비슷하다고 볼 수 있고, 그게 아닌 커뮤니티 중심의 다오는 다른 형태로 생각할 수도 있다.”

이송이 “나는 인적·물적 자원을 새로운 방식으로 조직화하는 것을 다오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새로운 방식으로 인적·물적 자원을 조직화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DAO의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 중에 오토노머스(Autonomous)에 핵심이 있는 것 같다. 오토노머스가 한국어로는 자율적인, 자주적인이라는 뜻인데 이는 원래 ‘코드의 자주성’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물론 나도 코드의 자주성에 대해선 동의하지만 커뮤니티, 거버넌스, 코드 이런 것도 결국엔 다 사람이 만드는 것 아닌가. 결과적으로 사람 간에 네트워킹과 문화가 형성돼야 다오가 지속가능하고 전통 조직과는 새로운 방식으로 조직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다오에는 자기결정권이라는 요소가 있어 전통 조직과는 차별점을 가지는 것 같다.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은 모두 자기결정권에 대한 욕구가 있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행해야 하는지 깊게 연구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무나 모아서 “이건 다오입니다”라고 하면 그 조직은 다오가 아니라 전통 조직과 다를 바 없이 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기결정권에 대한 확실한 의사소통을 하고 거버넌스 구조에 대해 깊게 연구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다오를 구성해야 그 다오가 새로운 형태로 지속가능한 조직화를 할 수 있다고 본다.”

– 다오에서 자기결정권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일각에선 “다오는 현실성이 없다”고 한다. 탈중앙화 조직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중앙화된 몇몇 파벌이 의사결정을 좌지우지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송이 “내가 말했던 다오는 현재의 관점에서 봤을 땐 굉장히 이상적인 것이다. 현재의 다오는 인간으로 치면 신생아 수준이다. 신생아에게 당장 걷는 것이나 말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처럼 다오도 마찬가지다.

다오는 현재 정말 초기이기 때문에 여러 문제점들이 보일 수밖에 없다.

여러 형태의 다오를 실험하면서 개인적으로 느낀 현재 다오의 문제점은 크게 세 가지인 것 같다.

첫째, 기술적인 것만 생각하니까 실제 사람 간의 네트워킹이 되지 않으면서 다오가 지속가능하지 않게 되는 것 같다.

둘째, 거버넌스나 의사결정 구조에 제약이 많다. 민주주의 의사결정 구조만 봐도 예, 아니오 식의 의사결정만 있는 게 아니라 다양한 방식이 있다. 그런데 지금의 다오는 의사결정 솔루션이 제한적이다.

셋째, 아직까지는 사람들이 다오로 세상을 바꾸는 것에 관심이 있기보다는 이걸로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이런 문제점을 인지하되 다오 자체를 회의적으로 보기보다는 아직은 초창기 조직이라는 걸 고려해야 할 것 같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다오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고 실험하는 시간들을 충분히 거쳐야 이상적인 형태의 다오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 같다.”

박재원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커서 그런 반응이 나오는 것 같다.

나도 현재의 다오는 아기와 같다고 생각한다. 설립 과정, 법적 문제 등 다오는 아직 모든 부분에서 정해진 게 없는 상태다.

예를 들어 다오 활동으로 어떤 경제적 보상을 받게 됐을 때 이것이 주주로서 받은 것인지, 노동자로서 받은 것인지 현재는 정해진 것이 없다.

이는 다오가 전통 조직과는 다른 새로운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전통적인 시각에서 다오를 해석하려고 하니까 규제 등의 문제에서 계속 충돌이 일어나는 것 같다.

아직은 다오에겐 여러모로 시간이 필요한 상황인 것 같다.”

– 최근 다오와 관련해서 소개할 만한 사례가 있다면?

이송이 “첫째, 다오 규제와 관련해서는 대표적으로 미국 와이오밍주가 다오의 법인 등록을 허가하는 법안을 시행한 사례가 있다.

또 최근에는 일본이 가상자산 규제 백서를 내면서 이 백서 안에 다오와 관련한 법을 제정할 것을 권고했다. 일본은 공동체 조직이 활성화된 나라인데 일본에서 다오법이 실제로 제정되면 어떻게 될 지 개인적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현재 다오에 대한 규정 자체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인데 각 나라에 맞는 맞춤형 규제가 긴 시간에 걸쳐 이뤄져야 할 것 같다.

일본 자민당 디지털사회추진본부가 4월 6일 발간한 웹3 백서 목차 일부. 유한책임회사(LLC) 유형의 다오에 대한 특별법 제정 권고 내용이 담겨있다. 출처=시오자키 아키히사 일본 중의원 겸 디지털사회추진본부장 노트(일본 SNS)

나는 다오를 하는 목표가 명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 이 조직이 다오여야 하는지에 대해 스스로 질문했을 때 답이 나와야 한다는 의미다.

해외에서는 최근 생명 연장 연구에 관심이 많아서 관련 분야를 연구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전통 제약회사 쪽에서는 생명 연장 연구에 적극적이지 않아서 관련 분야 연구자들이 연구비를 잘 지원받지 못한다.

그래서 비타다오에서는 다오 멤버들이 기금을 조성해서 연구자들을 지원한다. 그리고 연구자들은 제안서를 써서 이 기금에 있는 자금을 분배 받는다.

또 개인적으로도 위브(Weave)라는 한국 프리랜서들이 모인 다오, 임팩트 콜렉티브(Impact Collective)라는 커뮤니티 기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다오 등을 오래 전부터 실험하고 있는데 이런 실험들이 계속 활발하게 일어나야 다오가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두 인터뷰이는 모두 이른 시기에 블록체인을 접하고 생태계에 뛰어들었다. 처음 생태계에 진출했을 때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다르게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

박재원 “블록체인 생태계에 본격적으로 들어온 2018년을 기준으로 봐도 지난 5년간 정말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블록체인 생태계는 아기처럼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하지만 2018년과 비교했을 때는 3~4살 어린 아이 정도로는 성장한 것 같다.

예를 들어 2018년에는 한국에서 중앙화거래소(CEX)가 시장을 주도하고 생태계 전반에서는 백서 하나만 가지고 가상자산공개(ICO) 열풍이 불었다. 제대로 운영되는 디파이는 없었다.

그런데 2020년 디파이 섬머(DeFi Summer) 등이 일어나면서 디파이라는 개념도 정립되고 다오라는 용어도 따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옛날에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가 월드컴퓨터를 만들겠다고 했을 때 그 말이 굉장히 추상적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이제는 이더리움의 스마트계약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생기면서 월드컴퓨터라는 의미에 공감하는 사람이 5년 전과 비교했을 때 늘어난 것 같다.”

이송이 “블록체인 생태계에 들어온 2012년 이후 지난 10년간 정말 많은 것들이 변했고 시장 규모도 커졌다.

그런데 지난 10년간 우리가 몇몇 킬러 댑(Killer DApp)의 발전 사례를 얘기할 수는 있어도 본질적으로 “왜 블록체인이 필요한가”에 대한 물음에는 여전히 답이 부족한 것 같다.

물론 기술적, 사회적으로 지난 10년간 블록체인 생태계는 정말 많은 발전을 이뤄냈다.

그러나 블록체인의 탈중앙적 가치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주제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해야 할 점이 많다고 본다.

지난 10년 블록체인 생태계의 키워드가 생존이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그동안 만들어진 반죽을 가지고 어떤 모양새를 갖춰나가야 할지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 4월 19일 스포어다오 주최로 열리는 서울바운드는 어떤 행사인가?

이송이 “앞으로 10년은 반죽의 모양새를 갖추는 시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데 지금은 반죽에 들어가는 재료들이 모두 서양식 재료다.

물론 지금까지 서양 기반 인프라로 블록체인 생태계가 잘 발전해왔는데 뭐 하러 동양식 재료를 인위적으로 넣느냐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각 지역의 문화적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블록체인 생태계는 디스토피아로 간다고 본다.

서울바운드는 이런 취지에서 동서양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다양성을 공유하고 다오와 관련한 이야기들을 나누기 위해 개최한 행사다. 실제로 서울바운드 행사는 한국에서 열리는 행사지만 많은 외국인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 기사는 디지털애셋㈜이 작성 및 발행했으며, 비인크립토-디지털애셋의 콘텐츠 제휴에 따라 게재합니다. 기사 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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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일부 콘텐츠는 영어판 비인크립토 기사를 AI 번역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