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최근 발생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 납치·살해 사건의 유력한 배경 중 하나로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의 상장 비리와 시세조종을 지목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검사 이승형)는 11일 코인원의 상장 비리 및 시장조작 관련 중간수사 결과 발표에서 이같이 밝혔다.
수사팀은 거래소 임직원과 코인 발행 재단, 상장브로커 등이 결탁해 거래소에 코인을 상장하고 시장조성자(MM, Market Maker)를 통해 고점에 매도한 후, 범죄수익을 나눠 가졌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를 보호해야 할 거래소 직원들이 시세조종 세력에 적극 가담해 피해를 키웠다는 것이다.
수사팀은 앞서 이 거래소의 상장 담당 업무를 하던 임원 1명과 상장팀장 직원 등 2명을 배임수중재, 업무방해, 범죄수익은닉 등의 명목으로 구속한 바 있다. 이들은 2020년경부터 도합 30억원 가량의 대가를 받고 상장 비리를 저질러왔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금품을 제공하고 코인원에 상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코인 20여개 중에는 강남 부녀자 살인사건과 연관된 퓨리에버(PURE) 코인도 포함되어 있다. 이 코인은 2020년 11월 코인원에 상장돼, 현재까지 거래가 가능하다.
강남역 살인사건…’상장 비리와 시세조종 범죄에서’
수사팀은 “PURE는 대표적 김치코인으로 발행 재단의 재정 상황이 불량했지만 코인원에 단독상장됐고, 상장 직후 시세조종을 거쳐 고가에 코인이 매도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행위로 다수 투자자들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결국 살인이라는 비극적 사건에까지 이르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심하고 있다. 출처=서울남부지방검찰청
‘김치코인’이란 국내에서 만들어져 국내 거래소 위주로 상장된, 경쟁력이 부족한 코인들을 낮춰 부르는 표현이다. 수사팀은 PURE의 경우 총 두 차례에 걸쳐 시세조종 작업이 있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팀은 코인 다단계 업체나 코인 리딩방에서 ‘거래소 내부자와 합의가 됐다’, ‘상장 약속을 받았다’는 식으로 코인 투자를 유인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대부분 상장브로커를 통한 로비를 가리키는 것으로 설사 상장이 이뤄지더라도 자칫 유의종목 지정이나 상장 폐지에 이르러 코인이 휴지조각으로 전락할 위험이 아주 높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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