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는 정말 미국 규제당국 몰래 불법적으로 미국 사용자들을 거래소로 끌어들였을까.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지난 27일(현지시간)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와 임원들을 상품거래 규제 위반 혐의로 제소한 가운데,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의 거래량이 실제로 미국 거래 시간대에 상당량 치우쳐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암호화폐 시장 데이터 제공기업 카이코(Kaiko)는 31일(현지시각) 이같은 내용의 분석 보고서를 공개하고, “2023년 기준 바이낸스 거래량은 미국 거래 시간대에 편향적으로 치우쳐 있으며, 실제로 미국 기반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와 매우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투자자들, ‘합법’ 바이낸스US 놔두고 ‘불법’ 바이낸스에서 놀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18년 바이낸스 비트코인 거래량의 35%가 미국 동부 기준 오전 9시에서 오후 4시 사이에 발생한 반면, 2023년에는 같은 시간대에 전체 거래량의 43.4%가 발생했다.
미국 소재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경우 이 시간대에 전체 비트코인 거래량의 47.5%가 발생한다. 미국 거래 시간대의 거래량 비율이 코인베이스보다 약간 뒤지는 셈이다.
카이코는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이 2021년 늦봄부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8년 기준 바이낸스 거래량은 24시간 내내 비교적 평탄한 거래량을 보였지만, 2021년 늦봄부터는 유럽과 미국 거래 시간대에 뚜렷하게 많은 거래량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시기는 중국이 암호화폐 거래를 금지하기 시작한 때와도 겹친다.
이런 결과는 이례적이다. 원칙적으로 바이낸스 거래소에는 미국 국적 사용자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바이낸스는 2020년 11월, 미국 이용자에 대한 서비스 제공을 차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대신 미국에는 바이낸스와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별도 법인으로 2019년 설립된 바이낸스US가 있다. 미국 정부가 암호화폐 분야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합법적인 미국 사용자 유치를 위해 자오창펑이 앞장서서 만들었다. 미국인은 바이낸스 글로벌을 쓰면 불법이지만, 여기서 거래하면 합법이다. 거래소 규모도 적지 않다.
바이낸스US의 2022년 기업가치는 약 45억달러(5조4810억원)이다.
바이낸스 글로벌 ETH 유동성, 바이낸스US 36배
카이코 자료대로 미국 투자자들이 바이낸스US가 아닌 바이낸스를 이용하고 있다면, 이번에 바이낸스를 상대로 소송을 낸 CFTC의 주장은 이런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바이낸스 CEO가 미국 국민을 대상으로 불법 거래를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왜 미국 ‘큰 손’들은 바이낸스US가 아니라 바이낸스 글로벌을 이용하는 걸까.
카이코는 이런 배경에 바이낸스 글로벌의 강력한 유동성이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암호화폐 거래에서 유동성은 대규모 선물 포지션을 구축하거나, 다량의 거래를 처리하는 기관투자자에게 상당히 중요한 요소다.
카이코 자료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31일 현재 바이낸스US보다 36배, 코인베이스보다 8배 호가창 스프레드가 좁은 것으로 조사됐다. 호가창에 가격 스프레드가 좁다는 것은 그만큼 유동성이 깊다는 얘기다.
카이코는 바이낸스는 전체 거래소 중 ‘BTC-USDT’와 ‘ETH-USDT’모두에서 가장 좁은 스프레드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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