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지난 21일 보고서를 통해 “더머지(the Merge) 이후 미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검열 문제가 크게 대두된 가운데 이더리움(Ethereum)의 장기적 성공 가능성은 확장성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샤딩 업그레이드가 진행되기 전까지는 네트워크가 매우 혼잡해질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 선점해놓은 탈중앙화 앱 개발자를 대거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더리움을 위협하는 낮은 트랜잭션 처리량, 그리고 당국의 검열
블록체어(Blockchair) 데이터에 따르면, 3월12일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초당 15건 미만의 트랜잭션을 처리하는 데 그쳤다.
이더리움의 미래를 위협하는 또 다른 문제는 검열이다. 지난해 8월 OFAC이 이더리움 기반의 믹싱 서비스인 ‘토네이도 캐시’를 금지시킨 후, 이더리움 진영에서는 사실상 이와 연결된 거래를 처리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더리움 검증자로 참여하는 기업들이 OFAC의 금지에 동참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자 OFAC이 승인한 이더리움 주소에 대해서만 거래가 처리될 수 있다는 ‘검열 우려’가 확산됐다.
더머지 업그레이드 이후 이런 우려는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블록 생성 과정에서 이더리움 검증자가 트랜잭션을 블록으로 묶어 브로드캐스트하기 때문이다. 채굴 과정도 세분화됐다. ‘빌더(builder)’가 먼저 트랜잭션 블록을 생성해서 ‘프로포저(proposer)’에게 넘기면 프로포저는 그 중 가장 수익성이 좋은 트랜잭션 블록을 선택하는 식이다. 이렇게 프로포저와 빌더를 분리하면 트랜잭션에 대한 검열 가능성이 줄어든다.
이더리움 노드 운영자의 수익률 증가를 위해 검증자가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인 MEV 부스트(MEV-Boost)도 검열 영향성을 감소시켜준다. 검증자는 플래시봇을 포함한 특정 MEV 부스트 릴레이의 블록을 허용하도록 소프트웨어를 구성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요소들이 검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는 어렵다. 더머지를 통한 지분증명으로의 전환 이후 트랜잭션 블록의 56%가 OFAC의 검열 대상이 됐다. 셀시어스 네트워크(Celsius Network) 같은 기관 검증자가 많다는 것도 이더리움의 중립성을 훼손하는 주된 요인이다.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혼잡’과 ‘제재’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공동 창업자의 이른바 ‘확장성 로드맵’은 트랜잭션 처리량을 개선하기 위한 중간 단계로 롤업을 제시한다.
낮은 트랜잭션 처리량이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 개발자는 롤업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이더리움 생태계에 계속해서 머물 수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아비트럼(Arbitrum)의 스마트계약 언어는 이더리움 가상 머신(EVM)과 호환되므로 개발자의 이동이 훨씬 쉽다.
자체 수탁용 지갑 메타마스크(MetaMask)의 개발사 컨센시스(ConsenSys)는 최근 이더리움 개발자가 5분 이내에 온보드 할 수 있는 영지식 롤업의 초기 버전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더리움 로드맵에는 샤드 체인은 배제돼 있다. 대신 개발자들은 중간 단계로써 프로토 댕크샤딩(Proto-Danksharding)을 거친 후 댕크샤딩(danksharding)이라는 새로운 방법을 사용할 계획이다.
프로토 댕크샤딩은 트랜잭션 정보를 트랜잭션의 호출 데이터 부분에 저장하는 대신 임시 데이터 블롭을 사용함으로써 트랜잭션 비용을 더욱 저렴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더리움재단(Ethereum.org)은 완전한 형태의 댕크샤딩이 앞으로 몇 년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이더리움 개발자 커뮤니티를 유지하려면 아비트럼 같은 레이어2 솔루션의 성장이 매우 중요하다.
검열 문제는 더디기는 하지만 점차 개선되고 있다. MEV 워치(MEV Watch)에 따르면, 지난 18~19일 전체 트랜잭션 블록의 1/3만이 OFAC 규정을 준수했다. 23일 수치도 비슷하게 집계됐다.
또 울트라 사운드(Ultra Sound) 같은 비검열 버전의 MEV 부스트 소프트웨어가 등장하면서 검열 가능성은 더욱 줄었다. 해당 소프트웨어는 지난 2주 동안 약 20%의 블록을 처리했다.
한편 2022년 비영리 암호화폐 싱크탱크인 코인 센터(Coin Center)는 이더리움 믹서인 토네이도캐시(TornadoCash)를 제재한 OFAC을 고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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