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의장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현재까지의 데이터를 고려하면 최종 금리가 5.5%보다 높을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8일(현지시각) 미 하원 의회 청문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파월은 전날 발언의 파문을 의식한 탓인지 한층 신중한 모습이었다. 그는 상원 청문회에서 물가를 잡기위해 정책금리를 더 빠른 속도로, 더 높게 인상 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금리 인상으로 국민들 고통? 연준 “경기 침체는 없을 것”
청문회장에 나온 하원 의원들은 대부분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을 상당히 못마땅하다는 태도를 취했다. 이미 연준이 지난해부터 빠르게 금리를 올린 탓에 미국이 경기 침체를 겪으며 유권자인 국민들과 시장이 함께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파월은 이에 대해 “상황을 모니터링 하며 대응하고 있다”며 “현재 경기 침체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고 답했다.
파월 의장은 물가 상승 추세가 완화되고는 있으나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단단한 노동시장이 원인일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어디까지 금리를 올릴 것이냐’는 질문에는 “최종 금리가 5.5%보다 높을 가능성은 있으나 아직 이를 참고할 중요 데이터가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오는 3월 금리인상 여부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3월 22일(현지시간) 열리는 3월 FOMC 일정을 감안하면, 현재 발표되지 않은 데이터들은 이번주 공개되는 2월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 2월 비농업고용지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 활동지수, 미시간대 인플레이션 기대치 등이다. 파월 의장이 거론한 ‘중요 데이터’란 이들을 일컫는 표현일 가능성이 높다.
‘3월 FOMC서 0.5%p 올린다’ : 77.9%
이날 최종금리가 5.5%보다 높을 가능성이 있다는 파월 의장의 발언이 나오면서 정책금리 정보 사이트인 페드워치(FedWatch) 3월 FOMC 예상 지표는 50bp(0.5%p) 인상 쪽으로 눈에 띄게 기울었다. 이 사이트는 시장에서 보는 미국 정책금리 전망을 퍼센트로 나타낸다. 8일 50bp 인상을 전망하는 이들의 비율은 77.9%로 전날(7일) 69.8%보다 높아졌다.
이날 청문회 현장에서는 의외의 크립토 관련 질문들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스테이블코인 관련한 질문들도 다수 쏟아졌다. 파월 의장은 CBDC 발행과 관련해 “당장 새로운 소식은 없고, 여전히 실험 단계지만 다양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CBDC’가 나오면 스테이블코인은 다 사라지게 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 법정화폐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와 1:1로 페깅(가격이 연동되는 것)되고 있다는 점에서 큰 문제가 없겠지만, 1:1 페깅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자세하게 들여다보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시장은 파월 의장의 이날 청문회 발언으로부터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은 분위기다. 9일 오전 4시 30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 대비 0.9%p 떨어진 2만2000달러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나스닥 100 인덱스는 전일 대비 0.27%p 오른 1만2186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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