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와 인공지능(AI)이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최근 몇 달 동안은 AI가 확실한 승자로 떠올랐다. 만일 이 둘을 합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최근 들어 AI의 인기가 뜨겁다. 얼마 전 JP모건이 60개 시장의 기관 투자자 835명을 대상으로 미래에 가장 촉망되는 기술이 무엇인지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53%)이 가장 촉망되는 기술로 AI를 꼽았다. 지난해에는 블록체인 및 분산원장 기술이 모바일 앱 다음으로 주목을 받았었는데, 순위가 바뀐 것이다.
올해 시장에 블록체인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12%뿐이었다. 게다가 이들 중 72%는 ‘암호화폐를 거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AI 관련 하이프(과대 광고)는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첫 몇 주 동안 암호화폐 시장은 AI에 그야말로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급등 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요즘에는 점차 시장이 냉각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AI 토큰 중 하나인 싱귤러리티넷(AGIX)은 지난 7일 정점을 찍은 후 약 23% 하락했다. 펫치(FET) 또한 같은 날 정점에 올라섰다가 약 16% 내려갔다.
하지만 대부분은 아직 모멘텀을 가지고 거래되고 있고, 투자자들은 AI 테마 코인의 가격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하는 중이다.
하지만 이 시장 열풍이 과연 실제 AI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그저 전형적인 ‘허딩’(herding) 투자에 불과한 것일까? 허딩이란 투자자들이 합리적이고 독립적인 결정을 하는 대신 다른 투자자들을 모방하는 것을 나타낸다. 한 투자자의 행동이 다른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며 이러한 일이 순환되는 가운데 특정 행동에 대한 모방이 강화되는 것이다.
AI는 어떻게 블록체인을 강화할 수 있을까
블록체인과 AI를 어느 정도까지 통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안드레 크론제(Andre Cronje) 팬텀(Fantom) 설립자는 이에 대해 “물과 기름을 섞으려는” 시도라고 일갈했다. 또 다른 위험은 기술에 대한 투자자들의 이해 부족이다. 무엇보다 블록체인에 AI를 집어 넣을 수는 없다. 그러나 역으로 AI는 블록체인의 효용과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코인 및 자산 거래 종합 플랫폼인 젤코어(Zelcore)의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팀 툴리(Tim Tully)는 “오늘날 대부분의 AI 토큰은 탈중앙화 플랫폼을 사용하여 데이터 분석, 봇, 의사 결정 실행에 초점을 맞춘 모델, 데이터 및 기타 기능을 포함한 AI 기능을 활용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문제는 대부분의 AI가 머신러닝 기반이라는 것이다. AI가 효과적으로 학습하고 정확한 예측 또는 결정을 내리게 하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데이터셋이 필요하다. 그리고 작업이 복잡할수록 더 큰 데이터셋이 있어야 한다. 데이터셋이란 여러 정보를 담은 데이터를 하나의 정보 단위로 간주하고 이러한 단위를 여러 개 모아놓은 집합을 말한다.
팀 툴리는 “블록체인에는 완전한 그림을 보여주는 데 필요한 모든 데이터가 없다(블록체인 상의 NFT 일련번호 또는 데이터 백엔드가 있는 웹사이트 이미지가 좋은 예다)”면서 “따라서 블록체인 기록을 보완하는 데이터를 인덱싱(데이터에 대한 정보를 색인으로 만들어 보관하는 작업)하는 데 AI가 활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컨트랙트를 넘어서 “지능형 컨트랙트”로
AI는 스마트 컨트랙트의 정확성 신뢰성을 향상시키는데도 사용할 수 있다.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이용하면 컨트랙트에 사용되는 세부 사항과 패턴을 식별해낼 수 있고, 이전 거래를 학습함으로써 스마트 컨트랙트의 성능을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다.
빌 씽(Bill Xing) 바이비트(Bybit) 금융 상품 책임자는 이러한 발전이 ‘지능형 컨트랙트(IC)’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난점도 있다. 스마트 컨트랙트의 가장 큰 매력은 애써 믿으려 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믿을 수 있다(trustless, 무신뢰)는 점이다. 따라서 IC 모델의 지지자들은 인공지능 기반의 IC가 더 좋은 모델이라고 말하기 전에 그것이 얼마나 무신뢰성을 가지고 있는지, 검증 가능한지에 대해 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AI 기반 도구를 써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AI가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자율 주행차의 경우, 이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인공지능 이미지 생성기가 만드는 이상하게 생긴 손이나, 챗GPT(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가 내놓는 잘못된 답변들을 보고 있으면, 갈 길은 아직 멀어 보인다.
씽은 “AI는 스마트 컨트랙트 및 데이터 저장을 포함한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과 상호 작용하여 방대한 양의 분산 데이터를 해석하고 솔루션을 빠르게 제안할 수 있다. 아울러 시스템의 모듈형 구성 요소 전반에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은 내용물보다 ‘겉포장’
비인크립토가 만난 대부분의 취재원들은 지금의 AI 열풍이 실제보다는 과장 광고에 가깝다는데 동의했다. AI 토큰에 투자하는 사람들도 이른바 ‘대박 수익’ 가능성에 더 흥분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의 백서를 꼼꼼하게 읽고 AI 토큰을 사는 사람은 거의 없다.
씽은 “최근 있었던 AI 관련 디지털 자산들의 가격 급등은 실제 기술 혁신 보다는 투기에 의해 주도된 측면이 크지만 언젠가는 혁신이 뒤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기성 매매로 가격이 급등했고, 폭등 사이클을 따라 시장 투자자들이 한 건 건지려는 마음으로 벌떼처럼 달려들고 있지만 장기 투자자들은 투자 금액을 결정하기 전에 해당 토큰 프로젝트에 대해 주의 깊게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스탠다드DAO의 CEO이자 배틀PACs 공동 설립자인 아론 라퍼티(Aaron Rafferty)의 말처럼 챗GPT는 그저 다가올 미래를 살짝 보여줄 뿐이다. 우리는 여기에 지나치게 현혹되어서도, 아예 신경을 꺼서도 안 된다.
라퍼티는 “AI에 대한 과대 광고로 인해 확실한 사용 사례나 지원 재단이 없는 토큰들도 많이 양산됐다”며 “그중에는 나온지 5년이 넘은 코인 프로젝트들도 있으며, 이들은 오늘날 가장 혁신적인 AI 기술을 내놓는 팀들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명하게 투자하고 암호화폐 시장은 본질적으로 투기적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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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일부 콘텐츠는 영어판 비인크립토 기사를 AI 번역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