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페이와 위챗페이를 견제하는 중국의 디지털 화폐

중국은 세계 최초의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출시국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디지털 위안화(DCEP)는 동전을 포함한 모든 물리적 통화를 대체할 예정이다. 지난 몇 달 동안 디지털 위안화(DCEP)는 시범 운영되었고 이미 수천 명의 공무원들이 월급 일부를 디지털 위안화로 받고 있다. 중국인민은행(PBoC)은 디지털 위안화를 발판으로 삼아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를 인수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 두개의 거대한 테크 기업들은 디지털 결제 시장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왜 디지털 화폐에 관심이 많을까? 과연 그것은 달러, 비트코인, 다른 암호화폐에 영향을 미칠까?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

중국은 지구 상에서 가장 큰 모바일 결제 시장을 가지고 있다. 중국 인민들은 휴대전화를 사용해 거의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다. 공공 문서 작업부터 청구서 지불 그리고 송금도 가능하다. 온라인 쇼핑과 사전 주문에서도 중국인의 영향력이 막강하다. 중국 인구의 약 60%가 디지털 결제 서비스를 매일 사용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7억6천5백만 명의 중국 소비자들이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는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그들의 권리를 내세우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중국인민은행은 4개의 시중은행과 협업하여 디지털 위안화 발행을 시작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모바일 시장을 차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디지털 결제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

알리바바의 알리페이 그리고 텐센트의 위챗페이가 디지털 결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QQ와 바이두 지갑 또한 그 뒤를 잇고 있다. 거의 모든 중국의 온라인 업체들이 자체 결제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출시했다. 애플, 구글, 아마존 등 명성 있는 외국 기업들이 중국 현지 기업보다 뒤처지는 듯 보인다. 전통적인 온라인 결제기업 페이팔조차 경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알리페이는 2020년 1분기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의 55.4%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중국인민은행의 디지털 위안화 프로젝트와 동시에 앤트그룹의 이중 상장도 진행 중이다. 앤트그룹은 모바일 결제 시스템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회사로 홍콩과 상하이 증시에 상장을 신청했다. 아직 중국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어떤 지원을 받을지는 불분명하다. 홍콩 통화 당국 고위 임원의 말에 따르면:

프로젝트는 내수시장 속 디지털 화폐의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그들은 은행을 위한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만들고 싶어한다.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소매 결제 시장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시중 은행들은 전자결제 시장에 소극적이다.

디지털 위안화의 큰 그림

중국 민간기업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중국인민은행은 디지털 위안화를 활용해 신흥 강대국으로서 중국의 역할을 강화할 예정이다. 목표 중 하나는 중국 위안화의 준비통화 지위를 높이는 것이다. 대영제국 시절 파운드 스털링이 기축통화였고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미국의 달러가 그 역할을 이어갔다. 요즘은 일본의 엔화, 유로화, 중국의 위안화 등 소수 통화가 세계 결제시장의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 달러는 중요한 기축통화이다.

중국은 위안화가 세계 무역 속 심장이 되기를 바라며 그 명성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이미 진보한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가지고 있고 중국인민들은 디지털 기술에 능숙하다. 이는 21세기 명성을 이어가는데 좋은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디지털 위안화는 다극화 시대 속 무역을 위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일대일로’라고 알려진 새로운 실크로드 건설 프로젝트를 통해 중국이 국제 대출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다. 교역 상대국들이 디지털 위안화를 사용해 사고팔게 된다면 달러의 가치가 위태로워질 것이다.

중앙은행의 언뱅크드

디지털 화폐가 전국적으로 출시되려면 수년이 걸릴 것이다. 세계 시장 진출은 그보다 더 오래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중국의 움직임은 미국 금융시장 지배에 대한 우려를 촉발시켰다. 중국은 글로벌 제재와 서구 중심의 결제 시스템에서 벗어나고 싶어할 뿐만 아니라 현재의 금융 시스템 자체를 바꾸고자 한다. 중국인민은행의 주된 목표는 언뱅크드 은행을 만드는 것으로 이는 은행계좌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오직 전자 지갑만 있으면 돈을 주고받는 것이 가능해진다. 물론 모든 거래는 중국 당국의 감시를 받을 것이다. 중앙집중적인 디지털 화폐의 비전은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와는 정반대이다. 암호화폐는 금융 시장을 분산시키고 불필요한 중개인을 없애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중국인민은행은 대규모 송금을 원하는 사용자들 때문에 거래가 제한될 수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 위안화가 활성화되면 사회신용체계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 위안화의 세계적 확장은 사회적 통제와 동반되기 때문에 많은 사람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디지털 위안은 암호화폐에 긍정적일까?

중앙집중적 디지털 화폐가 암호화폐 시장에 부정적일 거라고 예상하지만, 오히려 그 반대다. 디지털 위안화 덕분에 분산형 암호화폐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다. 중국과 암호화폐는 애증의 관계다. 초기 비트코인 거래국이었던 중국은 암호화폐를 금지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현재까지도 비트코인 채굴자들은 중국에 머무르고 있다. 만약 디지털 위안화가 출시됨과 동시에 폭발적으로 성장한다면, 비트코인을 비롯한 다른 주요 암호화폐들도 인기 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다. 디지털 화폐를 등에 업은 초강대국이 암호화폐 대중화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모네로와 같은 프라이버시 중심의 암호화폐도 중앙은행의 감시를 피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 또한, 디지털 위안화의 성장을 견제하기 위해 경쟁국들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지원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