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너마저도…회계법인에 이어 암호화폐 기업에 등돌려

최근 세계 2위 거래소인 FTX의 붕괴 사태 여파로 보험사들이 암호화폐 관련 고객에 대한 보장을 거부하거나 대폭 제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보험사들이 일관성 없는 규제와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 가격 때문에 암호화폐 기업 관련 보장에 대해 경계태세를 취하고 있다. 게다가 눈사태와 같은 FTX 붕괴로 인해 이들 회사에 대한 자산과 이사 및 임원(D&O) 보호 정책을 기꺼이 승인하려는 보험사의 수는 찾아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FTX와의 거래에 관한 질문

보험사들마다 FTX 사태에 노출된 기업들에 대해 각기 다양하고 구체적인 접근 방식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한 보험사는 고객들이 파산한 거래소와의 관계에 관한 설문지를 작성하도록 요구했다. 여기에는 그들이 FTX에 투자를 했거나 또는 자산을 보유했는지에 대한 질문이 포함된다.

런던로이즈(Lloyd’s London, 런던에 위치한 개인 보험업자 단체)의 보험 시장 중개사 슈퍼스크립트(Superscript) 또한 FTX 사태에 노출된 기업들을 대상으로 유사한 설문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의 설문지는 고객이 피해를 본 비율을 보다 정교하게 설명하는데 사용된다. 벤 데이비스(Ben Davis) 슈퍼스크립트 디지털 자산 담당자는 FTX에 자산의 40%를 보유한 기업의 운명에 대해 FTX 펀드 클레임에 대한 보상 범위를 제한하는 등 배제 조치를 취한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런던로이즈 및 버뮤다의 전문가들 또한 FTX에 노출된 기업들에게 더 큰 투명성을 제공할 것을 한목소리로 요구하고 나섰다. 보험사들은 FTX의 파산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클레임에 대해 광범위한 정책적 제외를 제안하기도 했다. FTX와 관련된 모든 청구에 대해 광범위하게 정책에서 제외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보험사들도 있었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암호화폐 회사들의 보험 정책에서 FTX 파산으로 파생된 청구에 대한 지급을 거부하는 제외 사항이 발견된다고 밝혔다.

보험사들, 돈을 지불할까?

FTX의 리더십 문제를 감안할 때 보험사들이 계열사의 D&O 정책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D&O 정책은 일반적으로 소송의 경우 소송 수수료를 지불하는 데 사용된다. 그러나 FTX 사례처럼 증명된 사기의 경우 이러한 정책에서 예외로 간주되기도 한다.

한 전문가에 따르면 재정이 탄탄한 암호화폐 기업들은 잠재적으로 최대 10억 달러의 보상을 받을 수 있으며, 암호화폐 시장의 나머지 기업들의 경우 D&O 보험의 적용 범위가 수천만 달러로 제한될 수 있다.

암호화폐 회사들의 D&O 비율은 인지된 위험으로 인해 이미 상대적으로 높았다. 그러나 최근의 FTX발 대혼란을 계기로 암호화폐 보험 손실에 대한 과거 데이터 부족 문제도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감사자…이제는 보험사도 손절 

암호화폐 회사와 협력하는 것이 점점 더 위태로워지는 금융 시장 참가자는 보험사만이 아니다. 이번 주 초 글로벌 빅4 회계법인에 속하는 딜로이트와 어니스트앤영(Ernst & Young), KPMG,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도 바이낸스의 준비금 증명을 감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는 이들 회계법인들이 민간 암호화폐 기업에 대한 감사를 “현재는 원치 않는다”고 전했다.

이들 빅4 회계법인들은 그러한 작업을 더 이상 맡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다른 암호화폐 거래처에 대한 서비스 중단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딜로이트는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바이낸스는 글로벌 회계법인 마자르 그룹이 암호화폐 회사와의 모든 업무를 중단한 뒤 나머지 회계법인들의 서비스를 모색해왔다. FTX를 계기로 감사자들이 잠재적인 규제 실패에 연루되지 않기 위해 점점 더 몸을 사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