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투자상품 자산... FTX 여진으로 ‘흔들흔들’

운용 중인 암호화폐 자산이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암호화폐 투자 상품 자산은 FTX 붕괴 사태 후 소멸하는 중일까?

기관 고객들은 대부분 상장지수펀드(ETF)나 상장지수증권(ETN)을 통해 암호화폐에 투자한다. 상당수 암호화폐 투자가 규제 대상이고 거래 내역이 공개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암호화폐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를 피하는 경향이 있다.

운용 중인 자산의 감소

모든 암호화폐 투자 상품의 운용 자산(AUM)은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던 작년 10월에 정점을 찍었다. 약세장이 심화되면서 올들어 AUM은 점차 하락세를 이어갔다.

크립토컴페어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디지털 자산 투자 상품의 총 AUM은 11월에 196억 달러로 14.5% 급감했다. 샘 뱅크먼프리드 제국의 붕괴로 촉발된 암호화폐 시장 대혼란이 AUM에 반영된 것이다.

벤처 투자가들, 암호화폐 투자상품 거리두기 돌입?

블랙록, 타이거 글로벌 등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들이 FTX 시리즈B 펀딩 라운드에 참여했다. FTX의 붕괴는 이들 자산운용사들이 시리즈B 라운드에 4억20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했기 때문에 대차대조표에 큰 흠집을 냈다.

블랙록은 지난해 FTX에 24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대부분의 암호화폐 스타트업이 실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핑크는 FTX의 대참사에 가까운 실패가 벤처 투자자들을 과대광고가 아닌 과학에 기반한 투자로 이끄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관들이 암호화폐에서 자본을 철수하고 있다는 것은 AUM 차트에서 분명히 나타난다. 크립토컴페어의 분석 결과 지난 11월 암호화폐 투자상품 대부분이 20% 이상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고 있다. 이러한 마이너스 수익률 때문에 기관들이 암호화폐 산업과 거리두기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래리 핑크의 예측이 사실이라면 암호화폐 투자상품 자산이 존재할 날은 얼마 남지 않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