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암호화폐 시장은 거시 경제 지표들에 따라 큰 변동성을 보였습니다. 12만4000달러를 넘어서며 신고점을 기록했던 비트코인은, 한 때 11만7000달러 아래로 밀리기도 했습니다.
최근 물가 지표를 비롯해 여러 거시 경제 지표들이 예상보다 좋지 않게 나오면서, 미국의 연속적인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됐기 때문입니다.
지난 주 가장 중요했던 지표 중 하나는 7월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CPI)였습니다. 헤드라인 CPI는 월가 예상치보다 낮게 발표되어 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했지만,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좋지 않았습니다.
물가에 나타난 관세 효과…금리인하 방해할까?
CPI 지표에서는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Core CPI)와 슈퍼 근원 CPI(Super Core CPI)의 상승세가 두드러졌습니다. 특히 슈퍼 근원 CPI가 4월을 기점으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는 점은 미국의 서비스 물가가 매우 빠르게 상승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미국의 7월 생산자 물가지수(PPI)는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PPI는 원래 미국의 ‘관세 전쟁’이 본격화했던 5, 6월 이렇다 할 만한 상승이 관측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7월에는 전월 대비 0.9%라는 기록적인 폭등을 기록했습니다. PPI가 전월 대비 0.9% 오른 것은 3년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는 미국의 관세 정책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4월부터 시작된 관세 전쟁으로 인해 기업들이 재고를 쌓아두면서 생산자 물가가 일시적으로 안정되는 듯 보였으나, 7월에 큰 폭으로 오른 것은 더 이상 기업들이 관세로 인한 비용 증가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신호입니다. 특히 서비스 부문의 물가 상승이 PPI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의외로 시장을 심각하게 만들었던 지표는 미국 7월 수입 물가였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관세 영향으로 수입 물가가 오르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5월, 6월 미국의 물가는 그렇게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정부는 이런 점을 지적하며 관세 정책이 물가 상승을 야기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7월 수입물가는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수입 및 수출 기업들이 그동안 자체적으로 부담했던 관세 효과를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하고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합니다.
연준은 최근 2번의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관세가 촉발하는 물가 인상 가능성에 대해 매우 우려하는 태도를 드러낸 바 있습니다. 만약 8월에도 미국 관세 정책 때문에 수입 물가가 크게 오른다면, 연준의 금리 인하는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연내 3회였던 금리인하 전망…2회로 줄어
제가 지난 주 거시 경제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것을 길게 설명한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은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에 큰 영향을 받아왔습니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9월 50bp 금리인하 가능성을 거론했던 14일(목)에는 12만40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가격은 PPI 발표 이후 베센트 재무장관이 다시 25bp로 입장을 바꾸자 바로 무너져 내렸습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금리 예측 서비스인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지난 15일(금) 이후 연내 금리인하 전망은 2회로 줄어들어든 상태입니다.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와 미국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출입도 이런 거시경제 데이터에 큰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7월 수입물가가 발표된 15일 전후로 바이낸스 거래소에는 비트코인 입금량이 급증했습니다. 1주일 내내 순유입을 유지하던 비트코인·이더리움 현물 ETF 시장도 이날은 자금이 썰물처럼 빠지며 순유출을 기록했습니다.
알트코인 가격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가총액 2위 암호화폐인 이더리움은 지난 11일 한국과 일본에서 전고점을 갱신하며 추가 상승 기대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거시 경제 변수를 이겨내지 못하고 달러 기준 전고점인 4860달러 돌파는 실패했습니다. 이더리움은 18일 오전 12시 현재 개당 4540달러선을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물가냐 고용이냐…파월의 ‘힌트’, 잭슨홀 미팅서 나온다
지난주 중반까지만 해도 확실시되던 연준의 연내 3회 금리인하가 이제 불확실의 영역으로 접어들었습니다.
7월 미국 고용 악화로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매우 강력하게 제기됐지만, 연준은 그 주장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물가 상승이 다시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금리 결정의 운전대는 다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넘어간 셈입니다.
이와 관련해 21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연준의 잭슨홀 미팅이 상당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잭슨홀 미팅은 캔자스시티 연은이 주최하고 세계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참석하는 권위있는 통화 심포지움 행사입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한국 시간으로 22일(금) 밤 11시에 잭슨홀에서 미국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한 연설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파월 의장은 지난해 9월 금리를 50bp 인하하기 전,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그에 대한 ‘힌트’가 될 만한 발언을 한 적이 있습니다. 잭슨홀 미팅에서의 그의 발언이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연준 공식 일정에 따르면 7월 FOMC에서 강력하게 금리 인하를 주장했던 미셸 보우먼 연준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각각 8월 20일과 21일 공개 연설에 나섭니다. 이들은 지금까지 고용 악화와 경기 침체 우려를 이유로 선제적인 금리 인하를 주장해 왔습니다.
최근 심화된 물가 상승 문제를 고려하여 기존 입장을 철회할지, 아니면 계속 강력한 금리인하 사이클 도입을 주장할지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몰리고 있습니다.
다음 주에는 이렇다 할 만큼 굵직한 거시경제 지표 발표는 없습니다. 다만 21일 새벽 공개될 예정인 연준 7월 FOMC 의사록은 어떤 내용이 담겨있느냐에 따라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전망입니다. 보우먼과 월러 외에 금리 인하를 주장한 위원들이 더 있었는지 여부에 따라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과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요동칠 수 있습니다. 그럼 이번 주에도 독자 여러분들의 성공적인 투자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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