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4주차 주간브리핑] BTC 8만개 '매도 폭탄', 끄떡 없는 크립토 시장

지난 주는 암호화폐 시장이 ‘전약 후강’의 모습으로 움직였습니다. 주초에는 이더리움을 비롯한 알트코인들 위주로 몇 % 수준의 조정이 나왔죠. 기대를 모았던 지니어스(GENIUS) 법안이 지난 18일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서명을 받으면서, 관련 암호화폐들이 호재 소멸로 이익 실현이 나왔다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이익실현 이벤트가 하나 더 있었죠. 비트코인 가격도 한 때 크게 조정을 받았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은 24일부터 차츰 약세를 보이다가 25일 한 때 11만4000달러선까지 하락했습니다.

지난 7월 4일부터 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토시 시대 비트코인 8만여개가 결국 시장에서 매도됐기 때문에 벌어졌던 결과였습니다. 해당 물량 소유자인 고래투자자에게 매도 대행을 의뢰받았던 갤럭시 디지털은 시장에서 보유분을 모두 매각한 후 25일 ‘다 팔았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비트코인 하락 전에 시장에서 지니어스 법안의 효과가 확인됐다는 점이었습니다. 최근 1주일 새 약 40억달러 상당의 신규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됐죠. 이러한 유입세는 새롭게 출범한 ‘USDtb’ 같은 은행/기관형 스테이블코인, 그리고 기존 USDC/USDT 등 주류 스테이블코인 발행의 촉진 효과로 해석됩니다. 이와 연관된 에테나(ENA) 등 암호화폐 가격은 20% 이상 크게 급등했습니다.

그동안 규제 리스크로 머뭇거리던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 씨티은행 등 전통 금융권은 법안 통과 이후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본격 준비 중이고, 월마트·구글 등 빅테크 기업도 결제 및 유통 참여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특히 JP 모건은 내년부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담보로 삼아 대출을 하는 상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소식들은 주초 조정을 강하게 받았던 이더리움 등 스테이블코인 관련 알트코인들이 다시 되살아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결국 주말인 27일 밤 11시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갤럭시 디지털 매도 이전 가격이었던 11만8400달러선까지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니어스 법안 통과 후 조정받던 시장…스테이블코인 효과로 부활

지금까지 매우 간략하게 지난 주 있었던 시장 흐름을 정리했습니다. 시간이 지난 후 단조로워 보이지만 지난 주 실제 시장의 변동성은 한치 앞을 쉽게 내다보기 어려운 움직임의 연속이었습니다.

가장 흥미로운 변화는 올해 5월 이후 상당한 자금을 순유입시키며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견인했었던 미국 현물 ETF 시장에서 21일부터 3일 연속 순유출이 기록됐다는 점입니다. 이는 강력한 매수 수요의 약화를 의미하는 것이지만, 막상 해당 기간에는 이렇다 할 만한 하락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장기 보유자들은 주로 계속 보유하고, 11만5000달러 이후에서 매수한 단기 보유자가 이익실현을 한다는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반면 주초부터 조정이 나왔었던 이더리움의 경우에는 미국 이더리움 현물 ETF에서 지속적으로 강한 매수세가 기록됐습니다. 그러니까 그동안 두 암호화폐 가격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현물 ETF 시장의 흐름과 지난주 가격 흐름은 정 반대로 움직인 셈입니다.

이더리움 연관 금융 상품으로는 43억9000만달러의 자금 유입이 확인됐지만, 분석가들은 시장 사이클의 고점이 다가온다는 징후가 보인다며 주의를 촉구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또 다른 무리의 분석가들은 이더리움이 골드만삭스의 시가총액을 넘어섰다며, 역대 최고가 돌파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매수와 매도의 수급 싸움도 치열했습니다. 이더리움의 경우, 13억달러치 ETH가 언스테이킹 대기 중입니다. 언스테이킹이 완료되면 곧 막대한 ‘매도 폭탄’이 시장에 떨어질 것 같지만, 진실은 다릅니다. 신규로 스테이킹을 위해 대기중인 ETH 수량도 그와 엇비슷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비트코인에 비해서는 이더리움이 조금 더 긍정적인 상황으로 보입니다. 이번주에도 미국 상장 기업들이 매수하는 물량이 상당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지난주 상장 기업들의 이더리움 보유량은 37억달러로 급증했고, 비트마인은 주식을 팔아 20억달러 이상 이더리움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크립토 자산운용사인 비트와이즈는 이더리움 기관투자가 최대 200억달러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EU 관세, FOMC, 암호화폐 정책보고서 주목해야

이번 주는 매우 굵직한 거시 경제 이벤트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우선 트럼프 정부는 27일(현지시간) 유럽에서 폰 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만나 유럽연합과의 관세 협의를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지난 주 극적 타결됐던 일본과의 관세 협상에 이어, EU와의 관세 협상까지 미국이 유리하게 마무리한다면, 위험자산 시장에는 호재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 시간으로 7월 30일, 한국 시간으로는 31일 새벽 3시에는 미 연방준비제도가 7월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금리를 결정합니다. 7월 미국 기준금리는 95% 이상 확률로 ‘동결’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그것이 아닙니다. 금리 발표 이후 제롬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어떻게 가져갈 것이라고 시사하는지, 또 최근 화제가 된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 어떤 발언을 하느냐에 따라서 국채 시장이 크게 반응할 것으로 보입니다.

31일 밤 9시 30분에는 미국 6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발표됩니다. 이번 PCE 발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실제 미국 물가를 올리는 방향으로 작용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도가 높습니다.

여기에 하나의 이벤트가 더 있습니다. 지난 주 22일 공개 예정이었다가 연기됐던 트럼프 정부 암호화폐 정책보고서가 30일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당초에는 비트코인 전략 비축 준비금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만들고 운용할 것인지와 스테이블코인 활성화 방안이 주요 내용으로 꼽혔습니다. 하지만 후자는 이미 지니어스 법안 통과로 필요성이 상당 부분 상실된 상황이죠. 어떻게 미국이 비트코인을 모아갈 것인지에 대한 복안이 나오느냐, 안 나오느냐가 시장의 투심을 좌우할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이번 주에도 독자 여러분들의 성공적인 투자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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