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로 12만3000달러까지 신고점을 달성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15일 주춤하면서 다시 11만7000달러대로 내려 앉았습니다. 일각에서는 11만4000달러까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비트코인은 이달 초 약 10만5000달러선에서 상승을 시작했습니다. 미국 상호관세 유예 종료 등 거시경제 이슈가 맞물리면서 약간의 변동성 장세를 보이긴 했지만 지난 14일에는 역대 최고가인 12만300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상승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지목됩니다. 하나는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쏟아졌던 유입금입니다. 지난주 미국 ETF 시장에는 약 27억1750만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됐습니다. 두 번째는 미국 상장기업 등 이른바 ‘신규 고래투자자’들의 집중 매수였습니다. 미국 상장 기업들의 비트코인 순매수 규모는 현재 2분기째 ETF 순유입 자금 규모를 넘어서는 수준을 유지 중입니다.
하락의 가장 직접적 원인은 이들의 이익 실현입니다. 15일과 16일 새벽 사이, 고래들의 이익 실현 매도로 인해 비트코인은 한 때 11만5000달러선까지 밀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비트와이즈 유럽 리서치 책임자인 앙드레 드래고쉬는 하락의 원인으로 롱텀 투자자들의 이익 실현 물량을 꼽으며 이같은 고래 투자자 매도 압력이 16일 새벽 최고조에 달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 차례 고래 이익 실현 매도가 쏟아지긴 했지만 비트코인 가격에 추가 조정이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히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드래고쉬는 시카고상업거래소(CME) 비트코인 선물 갭이 11만4000~11만6000달러 사이에 존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CME 선물 갭, 통상 ‘CME 갭(CME GAP)’이라고 불리는 이 지표는 CME 거래소가 주말 사이 영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비트코인 선물 가격의 이격을 말합니다. 기술적 분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크립토 트레이더들 사이에서는 ‘CME 갭은 언젠가 메워진다’는 속설이 지배적입니다. 과거 가격 데이터를 보면 CME 갭이 발생한 후, 실제 비트코인 가격이 해당 구간으로 다시 되돌아가는 확률이 상당히 높게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현재 가격이 11만7000달러선에 있기 때문에 11만4000~11만6000달러 사이에 있는 CME 선물 갭의 존재는 단기 하락 조정의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비트코인 가격은 단기적으로 조정 구간에 진입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트럼프 정부의 구체적인 관세 정책, ETF 유입세, ‘지니어스 법안’ 등 암호화폐 관련 규제 정책의 향방에 더 큰 영향을 받게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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