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경험하는 농도 짙은 하락 분위기였습니다. 지난 주 비트코인 가격은 7만8000달러에 단기 저점을 형성시키며 시장에 상당한 긴장감을 조성했습니다. 7만8000달러는 역대 최고가인 10만8000달러 대비 27% 이상 하락한 수준입니다.
한 주의 막바지인 28일에 10% 가까운 반등을 보이면서 낙폭을 줄이긴 했지만 워낙 하락이 깊었던 탓에 절대적인 가격 레벨은 여전히 낮은 상태입니다. 주간 하락폭도 11.66%(3일 0시 기준)로 상당한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하락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수급입니다. 지난 주 주간브리핑에서도 짚었듯, 최근 2주 정도 암호화폐 시장은 매수세가 줄어들고, 반대로 매도세는 늘어나는 양상을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내 왔습니다. 일단 지난 주의 경우 비트코인 관련 금융 상품에서 자금 순유출이 5.08억달러에 달했습니다.
최근 20일 가량을 취합해보면 그동안의 상승 ‘주포’라고 할 수 있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 34억달러가 넘는 자금이 순유출됐습니다. 특히 평상시에는 순유출이 좀처럼 나오지 않는 블랙록 비트코인 현물 ETF(IBIT)에서도 지난 주에는 5일 연속 순유출이 기록되며 도합 11억7470만달러가 시장을 빠져나갔습니다.
두 번째 하락 이유는 점점 고조되고 있는 글로벌 경제에 대한 불안감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한 이후 지속적으로 보편 관세 관련한 발언들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는 이미 어느 정도 해결된 것으로 여겼던 멕시코·캐나다 관세 관련한 강경 발언이 나왔고, 중국과 EU를 대상으로 관세를 논의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트럼프 정부가 말하는 공격적인 관세 정책은 기업의 투자를 멈추고, 물가 상승의 우려를 높이는 측면이 있습니다. 실제로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아직 불명확하더라도, 논의되는 것만으로 시장의 심리에 심대한 악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입니다. 미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은 지난 주 이와 관련해 올해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1.5%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인기 줄어드는 비트코인…모멘텀 전환할 이벤트 필요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영역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혹은 적어도 신규 자금이 유입되지 않고 있다는 정확은 여러 온체인 데이터들을 통해서도 어느 정도 추정되는 부분입니다.
암호화폐 온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크립토퀀트에서는 지난 주 2가지의 흥미로운 데이터가 나왔습니다. 하나는 시중의 비트코인 수요가 지난해 9월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비트코인 실현가치 대비 적정가치를 나타내는 MVRV Z-score 지수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지금은 일일 MVRV Z-score가 1년 이동평균치를 강하게 하회하는 상황인데, 통상 이런 구간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횡보하거나 하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락의 원인으로 비트코인 현물 ETF의 구조적인 부분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세간의 오해와는 달리 비트코인 현물 ETF에 들어와 있었던 자금 중 상당 부분은 캐시 앤 캐리(cash and carry) 트레이드 자금이었고, 비트코인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비트코인 프리미엄이 감소하자 이 자금들이 ETF를 떠나면서 수급 문제로 하락을 촉발했다는 의견입니다.
암호화폐 정상회의, 비트코인 비축 언급 나올까?
강한 가격 하락에 가리긴 했지만 지난주에는 숨겨진 호재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우선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글로벌 대형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자신들이 운용 중인 비트코인 현물 ETF IBIT를 모델 포트폴리오에 1~2% 비중으로 추가했다는 사실입니다. 블랙록의 모델 포트폴리오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약 1500억달러의 자산을 운용 중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CEO는 지난 28일 미국 의회가 관련 법안을 통과시킬 경우 달러에 연동된 독자적인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습니다. 월가 대형 은행 중 이같은 입장을 공식화한 곳은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처음입니다.
트럼프가 오늘 7일 백악관에서 개최하는 암호화폐 정상회의도 많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 회의는 트럼프 대통령과 ‘크립토 짜르’ 데이비드 삭스가 의장을 맡으며, 미국의 주요 암호화폐 기업 CEO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입니다. 행사 성격상 암호화폐 진흥이나 특정 코인들에게 호재로 작용할만한 정책적 변화와 관련한 내용들이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의 주 정부들이 진행 중인 비트코인 전략준비금 법안들의 진척 상황들도 속도를 내는 중입니다. 지난주에는 애리조나주 상원 의회에서 비트코인 전략준비금 법안이 통과됐고, 하원에 회부된 상태입니다. 현재 가장 속도가 빠른 주는 유타 주로. 하원을 통과하고 상원 의회 2, 3차 심의를 거쳐 최종 표결만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이런 호재들의 진행과 더불어 미국 노동시장과 관련된 지표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우선 5일(수)에는 ADP 비농업부문 고용 변화가, 6일에는 미국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가, 7일에는 미국 노동부가 집계하는 비농업고용지수와 실업률이 공개됩니다.
특히 한국 시간으로 7일 밤에서 8일로 이어지는 시간대에는 암호화폐 정상회의와 고용지표 이외에도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연설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럼 이번주에도 독자 여러분들의 성공적인 투자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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